의정사태로 촉발된 의료계의 지속적인 인력난 속에서 서울성모병원이 야간과 휴일 동안 심혈관 응급 환자 진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빅5병원 중 한축을 담당하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급성기 중증 환자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은 순환기내과 당직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야간 및 휴일에는 심혈관 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주간에는 콜센터를 통해 진료 의뢰가 가능하지만, 야간이나 휴일에는 가까운 2차 병원의 응급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주로 심근경색, 대동맥박리 등 중증 심혈관 질환 환자가 해당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는 의정 갈등 이후에도 중증 심장 응급 질환 치료를 이어왔으나, 전문의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정상적인 진료 유지가 점차 어려워졌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 당직 업무로 인해 일반 외래 진료와 예정된 수술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사태 전공의 공백 피로누적 원인 작용
야간 당직 시 전공의가 담당하던 업무까지 전문의가 떠안으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중증 심장 환자는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데, 기존에는 전공의와 당직의가 이를 담당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순환기내과 전문의들이 직접 수술 후 중환자실 관리까지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24시간 환자 곁을 지켜야 하는 현실은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의 탈진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 측은 지난해부터 신규 전문의 모집을 진행했지만, 전반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원이 저조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모든 응급 시술이 중단된 것은 아니며, 급성 심근경색 등 중증 응급 질환에 대한 치료는 계속 제공하고 있다"며 "기존에 운영하던 분과별 당직 체계에서 일부 조정이 이뤄졌고 현재 상주 당직은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지만 콜 당직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직체계 개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부 과에 문제가 발생했으나, 빠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경에는 정상화될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해 환자 안내 문자가 발송됐는데 의료진이 직접 작성하면서 문구가 정제되지 않아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 환자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 양해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