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유럽 독점판매 본 계약이 또 연기됐다. 앞서 두 차례 연기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이 유럽 파트너사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유럽 공급·독점 판매 본계약을 7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삼천당제약은 앞서 지난해 11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제품 공급 및 독점 판매권에 대한 내용으로 해외 제약사(비공개)와 바인딩텀싯(Binding Term Sheet) 계약을 체결했다.
텀싯은 가계약으로 일부 조항에 대해 구속력(Binding)을 가지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가계약을 통해 계약금 1000만유로, 마일스톤 4000만유로(한화 약 690억원)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삼천당제약은 10년간 유럽 15개국(프랑스, 독일 등) 판매로 발생하는 순매출의 50%를 받기로 했다. 해당 내용은 본계약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삼천당제약은 해당 제약사와의 바인딩텀싯 계약을 지난해 체결했는데, 당초 본계약 체결일이었던 금년 2월과 5월 두 차례 본계약을 연기한 바 있다.
올해 2월의 경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동등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최종임상 보고서 사인본(CSR) 수령 지연에 따라 본계약을 잠정 연기했다.
또, 삼천당제약은 재차 5월 본계약 시기가 다가오자 "유럽 허가 신청용 사전충전제형(PFS) 제조시설에 대한 계약 상대방 현장실사 등을 실시하기 위해 7월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두 차례 본 계약이 지연되면서 오는 7월 본 계약 또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실제로 10월로 지연되면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유럽 파트너사 100여 개의 PFS 특허에 대한 삼천당제약의 대응 방안 에 대해 모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해당 기간이 약 2달 가까이 소요돼 전체 실사 일정이 다소 연장됐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알테오젠·셀트리온 등 아일리아 시밀러 품목허가 경쟁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즐비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이 있고 해외에서는 마일란, 포마이콘 등이 있다.
삼천당제약,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일란, 셀트리온은 임상 3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고, 최근 미국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삼천당제약이 연내 신청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때문에 삼천당제약이 임상3상을 마무리할 당시 가장 먼저 주목받았지만 경쟁사가 속속 등장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게 됐다.
삼천당제약 입장에서는 가장 임상이 빨랐다는 점에서 첫 번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회사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경쟁사들이 더 눈에 띄는 모습이다.
당장 유럽 파트너사가 삼천당제약과 정상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될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경쟁사 제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기에 계약이 가능해도 품목허가 신청 후 승인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물질 특허만료’, ‘독점권 만료’ 등에 따라서 생사가 결정 되는데 독점권에 변수가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 미국 독점권이 연장된 상태다. 미국 물질특허는 지난 16일 만료됐지만, 미국 독점권이 내년 5월 17일로 연장되면서 품목허가 승인 시기도 덩달아 늦춰지게 됐다.
당장 유럽의 경우 2025년 5월 특허 만료로, 삼천당제약이 해외 제약사와 맺은 유럽 판매권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경쟁사들이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특허 실사에 대한 상호 검토가 완료된 만큼, 생산 사이트 실사에 이어 계약 협상까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허 실사와 함께 파트너사와 함께 캐나다 보건부와 실시한 사전 제출 미팅도 일정대로 완료해 이를 바탕으로 허가 신청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