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한양행의 국산 신약 31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출시 첫 해 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는 300억원대 품목으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지난해 7월 출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3분기 21억원, 4분기 43억원으로 총 64억원 매출을 올렸다.
신약 데뷔 성적표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항암제는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에서 주로 처방되는데, 이 경우 약사심의위원회(DC)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DC 일정이 병원마다 달라 랜딩에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급여 등재 후 빠르게 안착한 렉라자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를 비롯해 국립암센터, 칠곡경북대, 부산대 등 전국 30여개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 개발 항암 신약 중 초기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일양약품 국산 항암 신약 18호인 슈펙트는 작년 하반기 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한양행은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 목표 매출을 300억원으로 잡았다. 선두 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버티고 있지만, 렉라자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은 기전을 가져 효능과 안전성을 갖추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로 인해 환자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렉라자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안착했다"며 "올해부터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집중해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에 1조4000억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했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3상이 완료되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 허가를 받을 경우 500억원 정도의 기술료 수익 유입이 예상된다.
기술료 수익만큼 중요한 점은 임상을 통해 렉라자 병용요법 근거가 되는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얀센이 지난해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한 CHRYSALIS-2 1b상 임상 결과에 의하면 렉라자와 아미반타맙을 병용투여한 환자 29명 중 12명이 부분반응을 나타냈다.
제로에 가깝던 난치성 폐암 환자 반응률을 41%까지 높이며 FDA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렉라자 관련 여러 가지 연구자 임상도 진행 중이다. 1차 치료제를 목표로 한국인 150명을 포함 380명의 환자가 참여하는 렉라자 다국가 3상 임상시험(LASER301)이 대표적이다.
렉라자 처방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동반진단시약 연구자 임상도 실시된다. 폐암 환자가 조직 검사 없이 유전자 검사만으로 레이저티닙에 반응하는지 예측하는 연구로 건국대병원에서 추진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