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EGFR T79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을 투약한 결과, 절반 이상이 3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한지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종양학회 국제학술대회(AOS 2022)'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등 1차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EGFR T790 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레이저티닙 240mg 1/2상 결과다.
총 269명의 환자를 스크린해 연구에 적합한 환자 76명을 선택, 효과를 확인했다. 환자들은 모두 레이저티닙 240mg을 복용했다.
그 결과, 유의미한 전체생존기간(OS) 연장 혜택이 확인됐다. 1년(12개월) 이상 생존한 환자는 90%에 달했으며, 2년(24개월) 이상은 74%, 3년(36개월) 이상은 53%로 확인됐다. 뇌 전이가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간 OS 차이는 없었다.
레이저티닙 240mg은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치료와 연관 있는 이상반응(TEAEs)은 발진, 가려움증 등이다.
한지연 교수는 "EGFR 변이가 있는 환자에 이레사, 타세바와 같은 표적치료제를 쓰면 절반 이상에서 T790 변이가 생긴다"며 "2차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에게 레이저티닙을 사용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1/2상 연구에선 단기 효과나 독성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에선 3년 넘게 생존하는 환자의 데이터를 확보했는데, 이를 통해 약효가 잘 유지될 뿐만 아니라 독성 이슈가 없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즉, 레이저티닙이 효능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암 환자들 전체 생존율 개선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한지연 교수는 "레이저티닙 경쟁 약물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은 해외에서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며 "레이저티닙도 3세대 표적항암제로 약효를 입증했고, 얀센이 1차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3상을 진행 중이라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렉라자도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1차 요법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도 추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렉라자의 경우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뇌 전이가 생긴 폐암 환자에서도 효능과 내약성을 보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근거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기에 국내 개발 글로벌 신약으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