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리도티닙)’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일양약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일양약품이 코로나19 초기 자사 ‘슈펙트(성분명 리도티닙)’가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이후 주가가 5배 이상 오르면서 오너일가가 해당 주식을 매도, ‘상속세’를 마련했다는 질타를 받으면서다.
김동연 대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종합 감사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를 질타했다.
일양약품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언론플레이를 통해 슈펙트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이는 1만9700원이었던 주가가 10만650원까지 오르는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양약품 오너일가 4명은 주가가 오른 후 8만2000주를 매도했는데, 이들은 “유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입을 위한 매도”라고 해명했다는 점을 짚었다.
신 의원은 백경란 질병청장에게 “렘데시비르보다 수 백배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개발됐나. 이런 기사를 보면 제약사 주식을 사지 않겠나”라고 일양약품을 겨눴다. 백 청장은 “국내서 개발된 적 없다. 저 같아도 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해 이런 홍보 행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그 부분에 문제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내 제약사들이 빠른 시간 내 위급한 상황에서 라이센싱을 해 파트너를 찾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명했다.
신 의원 질의는 보건복지부 장관에도 이어졌다. 언론 플레이를 통한 주가 부양과 감염병 시대 되풀이 될 가능성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도적 개선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리베이트 의혹 등 지적에 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보건과 안전을 위해 이런 물의가 일어난 데 사과드리지만, 신약 개발을 위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편, 일양약품은 비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슈펙트 투여 후 48시간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조군 대비 70% 감소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일양약품이 임상을 진행한 고려대 교수 연구 결과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발표하는 등에 대한 부분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표 전 2만원에서 불과 넉 달 새 10만원을 돌파했는데, 경찰은 일양약품 경영진이 주가가 오른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보유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3월 4일 러시아에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 했다고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