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은 6조 원 이상 증발했고, 그룹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HLB는 전 거래일 대비 29.96% 하락한 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HLB는 개장 직후 하한가를 기록하다가 장 초반 4만9150원까지 올랐으나, 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전반적인 그룹주도 약세를 보였다. 전 거래일 그룹주 8개 종목이 모두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HLB이노베이션 -11.57% ▲HLB제약 -27.31% ▲HLB생명과학 -13.87% ▲HLB글로벌 -3.25% 등이 하락 마감했다.
HLB 시가총액은 FDA 승인 불발 소식 직전 12억5335억 원에서 지난 17일 8조7787억 원으로 급락한 데 이어 이날 6조1497억 원까지 감소했다. 2거래일 만에 약 6조 원이 줄어든 셈이다.
코스닥 시장 시총 순위는 지난 17일 2위에서 4위로 하루 사이에 두 계단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4위를 유지했다.
코스닥 시총 5위 엔켐과도 격차 좁혀져 더 하락할 가능성
그러나 5위 엔켐이 이날 5.67% 상승해 시총이 5조8700억 원으로 늘면서 HLB와의 격차가 2797억 원으로 좁혀졌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HLB는 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HLB 시총 순위 하락으로 코스닥 시장 제약·바이오 대장주는 알테오젠이 차지하게 됐다. 알테오젠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총 10조722억 원을 기록, HLB를 제치고 코스닥 시장 시총 3위에 올랐다.
HLB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FDA 승인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 피해를 입은 주주들의 토로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FDA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 "바이오주는 투자하는 게 아니다", "진양곤 회장은 내용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2019년부터 5년째 희망고문하고 있다", "바이오주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HLB 사태가 바이오 섹터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돼 투심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면역항암제(-0.7%), 제약(-0.99%), 유전자 치료제(-1.20%) 등 제약·바이오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FDA 승인 실패 악재로 하한가를 기록한 HLB 발(發) 바이오주 동반 패닉 현상이 진정되는 지가 중요하다"며 "바이오주 급락은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 안도 이후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는데 제약을 가했던 악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회복에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LB는 지난 17일 간암 1차 치료제로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자사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관련 CRL(보완요구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FDA는 ▲캄렐리주맙 제조공정 ▲바이오리서치 모니터링(BIMO) 미완료를 허가 보류 이유로 꼽았다.
HLB는 미국 FDA가 지적한 문제를 수정 보완한 뒤 서류를 다시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류 제출에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정, 보완 사안이 FDA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허가가 최종 취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투자자들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