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명교정 시술 치과와 관련해 부실진료 피해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치과가 관련 학회와도 마찰을 빚으며 사태가 악화되는 모양새다.
투명교정이란 말 그대로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된 교정틀을 이용해 치열을 교정하는 시술이다. 눈에 잘 띄지 않으며 다양한 부정교합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교정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치과의 부실 진료로 인해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투명교정 관련 불만사항이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이다. 최근 3개월 동안에는 86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186.7%나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약 30%의 피해자가 투명교정 효과가 없다고 밝혔으며 교정장치 이상과 진료 및 관리소홀을 지적하는 피해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투명교정의 경우는 치료대상이 제한적이고 성실하게 진료를 받더라도 원하는 대로 교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정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그런데 일부 의료기관이 과도한 이벤트성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한 후 무분별하고 불성실한 진료를 행하거나 선납받은 진료비 환급을 거부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어 관계부처에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투명교정으로 유명한 강남의 A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 다수가 피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A치과는 독자적인 투명교정 특허를 강조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교정치료 중 치열이 무너지거나 신경이 죽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났다.
진료비를 선납한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환불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지만 제대로 된 응대를 받지 못해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재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만 250여 명에 달한다.
부실한 진료와 무성의한 응대에 대해 피해자들 불만이 커지자 A치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치과교정학회 측에서 우리 병원이 시행한 저가 이벤트 등이 과잉광고라며 자격정지 조치를 언급했다"며 "이로 인해 교정과 전문의가 퇴사해 진료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대한교정치과학회가 회원들을 상대로 "투명교정장치 등 특정 장치를 내세워 할인 이벤트 등의 불법 허위과장광고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명백한 비윤리적인 행위다. 이 같은 의료기관의 경우 시정 공문 등을 발송할 것이며 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을 경우 해당 회원의 자격 정지 또는 취소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공유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에 교정학회는 "특정치과가 학회의 제재로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교정학회 내 윤리위원회 차원에서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계도한 것으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피해자들이 속출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치과협회 측은 "치협 자체적으로 개별 의료행위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거나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며 "학회에서도 내부 결정 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강제적인 제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