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등 안전상비의약품(안전상비약) 판매처의 약 96%가 약사법상 판매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미래소비자행동은 안전상비약 판매업소로 등록된 4만3731곳 중 2.4%에 해당하는 1050개 업소를 대상으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사전교육을 받은 조사원이 오전 1시부터 6시까지인 심야시간대에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원은 상비약 판매개수, 주의사항 등 게시 현황, 판매품목 개수 등을 살폈다.
조사 대상은 'CU'(34.7%), 'GS25'(36.4%), '세븐일레븐'(23.6%)등 3대 편의점이 94.8%를 차지했다. 그 외 편의점은 5.2%에 해당했다.
조사 결과, 1회 2개 이상의 포장 단위를 판매하는 업소는 46.5%로 나타났다. 약사법상 동일품목 판매는 1회 1개 포장단위로 제한돼 있어, 2개 이상 판매 시 약사법 위반이다.
3대 편의점의 경우 46.1%(458개), 이외의 경우는 53.6%(30개)에서 1회 2개 이상 포장단위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사법을 준수하며 1회 1개 포장 단위로 판매하고 있는 업소는 49.0%(514개소)로, 22년도 51.7% 대비 2.7%p 감소했다.
사용상 주의사항 게시업소, 49.1% 그쳐
사용상 주의사항을 게시하지 않은 업소도 절반이나 됐다. 안전상비약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소비자가 스스로 의약품을 선택해야 하므로 주의사항 등을 철저히 게시·관리하는 게 원칙이다.
그럼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업소는 49.1%(516개)로, 지난해 조사 결과인 52.2%와 비슷한 수준이다.
3대 편의점 이외의 경우 56개소 중 대다수인 85.7%가 주의사항을 게시하지 않았고, 이는 3대 편의점(47.1%)에 비해 미게시율이 현저히 높았다.
전체 업소 중 13개 품목을 모두 구비하고 있는 곳도 4.9%(52개소)에 불과했다. 10개 이상 구비하고 있는 경우는 26.7%(312개)를 차지했으며 1개 업소 당 평균 구비품목은 8.2개였다.
의약품 가격 미표시 9.7%, 실제 가격과 표시가격 불일치 30.4%
안전상비약 가격을 표시한 업소는 90.3%로 대부분이었지만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곳도 9.7%나 있었다.
특히 3대 편의점 외 판매업소들의 가격미표시 비율은 30.4%로, 소비자의 상품선택정보 알권리가 침해되고 있었다.
또한 표시된 가격정보가 실제 판매가격과 일치하는지 조사한 결과, 표시 가격과 실제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비율은 9.1%였다.
특히 3대 편의점 외의 경우 표시가격과 실제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비율이 43.6%로 매우 높았다.
미래소비자행동 측은 "주기적인 모니터링, 단속활동과 매장점주 대상 교육 및 계도활동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제도 취지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증대하면서도 필요 이상 의약품 사용을 방지하는 것이다"며 "취지를 살리며 안전한 사용이 가능토록 주무부처 및 지자체 등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