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서울에 있는 A 한의원은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보신제를 처방하면서 진료기록부에는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치료제를 처방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 환자들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가 보험사기로 수사를 받았다.
환자들은 '실손보험 청구가 불가능한 보신제를 보험금으로 살 수 있게 처리해주겠다'라고 홍보하는 브로커의 소개를 받아 이 한의원을 찾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들은 환자 소개 명목으로 매달 수 천만원을 알선 수수료로 챙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3일 발표한 '2022년 보험사기 적발현황' 자료에서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이 전년 대비 1천384억원(14.7%) 늘어난 1조81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발 인원은 10만2천679명으로 전년 대비 5천50명(5.2%) 늘었다.
사기 유형별 비중을 보면 '사고내용 조작'이 6천681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금액의 과반(61.8%)을 차지했다. 허위 사고는 17.7%(1천914억원), 고의사고는 14.4%(1천553억원) 순이었다.
사고내용 조작 세부 유형을 살펴보면 A 한의원 사례와 같은 '진단서 위변조 및 입원수술비 과다 청구' 관련 보험사기 금액이 2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633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이 1조237억원(94.6%)으로 보험사기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허위 입원·진단 등 상해 및 질병 관련 보험상품 관련 사기가 많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기 연루 연령대별로는 50대(24.0%)의 적발 비중이 가장 컸으며, 60대 이상 고령층 보험사기 연루 비중이 2021년 19.8%에서 지난해 22.2%로 늘었다. 직업은 회사원(19.1%), 무직·일용직(11.1%), 전업주부(10.6%), 학생(4.9%) 순이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를 올려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기로 인한 공영·민영보험 재정 누수 등 국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공조해서 조직형 보험사기 등에 대한 조사 및 적발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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