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 시 인종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가이던스 지침 초안을 발표하면서 국제 임상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로펌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LLP)은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컨벤션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OPLUS-INTERPHEX KOREA, BIX) 2024'에서 '美 FDA 규제 최신 업데이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FDA는 지난달 26일 '임상 연구에 필요한 인종 다양성 실행 계획 가이던스'(FDA Guidance Provides New Details on Diversity Action Plans Required for Certain Clinical Studies)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2022년 의회는 임상연구에서 인종의 다양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종 다양성을 실행하기 위한 법률을 통과시킨 바 있는데, 이에 따른 조치다.
시들리 오스틴 켈리 조(Kelly Cho) 관리자는 "임상시험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은 FDA가 지난 몇 년 동안 집중했던 부분"이라며 "FDA는 소수민족들이 임상시험에 적게 포함돼 있는 걸 우려했다"고 밝혔다.
FDA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승인된 의약품의 경우 임상시험 참가자의 75%가 백인, 11%가 히스패닉, 8%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6%가 아시아계였다.
켈리 조는 "FDA가 원하는 건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의약품 승인 후 사용할 환자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DA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건강 형평성을 증진시키는 핵심"이라며 "다른 연령, 인종, 민족을 가진 사람들이 특정 의약품에 다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FDA는 초안 지침 발표 후 3개월간 다양한 의견을 받은 뒤 최종 지침 발표 6개월 뒤 법률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률이 시행되면 제약사들은 임상시험 진행 전 '다양성 시행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상 참여자의 연령대, 인종, 성별이 포함돼야 하며, 왜 이러한 기준을 설정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켈리 조는 "이러한 지침이 미국에만 한정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국제적인 임상 연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임상시험이 미국 외 국가에서만 많이 진행된 경우, 외국인 대상으로만 많이 진행된 경우에 대해 기본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 모집 시 미국 환자들을 모집하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FDA가 승인한 약물들을 보면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진의 항 PD-1 항체 면역항암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의 경우 중추적인 시험 환자의 대부분(80%)이 아시아에서 등록됐으나 지난 3월 13일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FDA는 ▲부분군 분석에서 인종, 민족에 따른 차별적 활동을 나타내지 않았고, ▲식도암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인종, 민족에 따라 환자의 결과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외에도 제론 '라이텔로'(이메텔스타트)가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적응증에 대해 지난달 6일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임상 1상 환자 대다수(93%)는 미국이 아닌 사이트에서 등록됐으며, 미국 사이트에 비해 미국이 아닌 사이트에서 약물 반응이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