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와 냉각기를 가진 의료계는 올해 활발한 소통을 통해 정부와 보건의료정책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단연 ‘수가 현실화’다. 그동안 이어져온 저수가 기조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으로 노환규 집행부가 이제 그간 노력에 대한 성과를 얻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구랍 발표한 노환규 회장의 신년사와 2일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협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우선 새 정부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등 국민에게 경제적 진료를 강제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방향이 일치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건의료정책의 각론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부분에서 MB정부와 유사점이 많아 우려감이 상존한다.
노환규 회장은 “박 당선인이 밝히 보건의료공약을 볼 때, 일단 정책 방향성이 맞다는 측면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없어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예로 들며 “정부가 좋은 취지로 추진했다 할지라도 의료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잘못 접근하는 바람에 막대한 부작용을 일으켰다”면서 이 같은 사태 재연을 우려했다.
이전 정부들과 같이 의지만 가지고 잘못된 실천계획을 세운다면 엇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협의 투쟁조직은 항상 동원 가능한 상태로 유지된다. 합의 없는 일방적인 의료정책에 대해서는 단체행동 등을 언제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의협, 적극적 '정책 동반자' 역할 수행
올해 의료계의 가장 큰 변화는 의료정책의 수립에 있어 수동적인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도적 역할에 나선다는 점이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 급증에 대해 정부만의 고민으로 남겨질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 사용 등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참여, 정부와 함께 숙제를 풀어나갈 방침이다.
올 한해 의협의 최대 역점사업은 ‘수가현실화’다. 노환규 회장은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지금까지는 비용을 낮춰 많은 사람들이 혜택받도록 (정책)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이제는 의료의 질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가 가진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회장은 “공급자라면 무엇이 원가이고 적정진료인가, 적정비용은 무엇인가를 내놔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동안 적정진료 보장해달라, 여건을 만들어달라고만 소리쳤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협은 올해 적정진료와 적정수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서 제시할 방침이다. 어느 때보다 개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정부도 저수가정책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노환규 회장은 “이 모든 노력들이 합쳐질 때,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꾸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의료계의 전진이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