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병원들의 중환자실 운영 상태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11곳만 1등급에 이름을 올렸으며, 서울성모병원은 빅5 병원 중 유일한 2등급으로 체면을 구겼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중환자실 입원 진료분(2014년 10월~12월)을 토대로 분석한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총 263곳의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전반적으로 평가대상 기관들은 좋은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그 결과 1등급 기관에는 ▲강북삼성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고대구로병원 ▲부산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만 이름을 올렸다.
11곳의 1등급 기관은 전체 평가대상의 4.2% 수준으로 집계됐다.
2등급 기관은 64곳으로 집계됐는데, 평가 당시 상급종합병원 31곳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1등급에 들지 못했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강남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안산병원 ▲길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 등은 2등급 기관으로 정해졌다.
3등급 기관은 52곳으로 파악됐다. ▲부산백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조선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여의도성모병원은 2014년 평가 당시 상급종합병원이었던 만큼 3차기관 명단에 포함됐다.
4등급 기관은 90곳으로 가장 많은 의료기관이 해당됐으며 ▲서울적십자병원 ▲서울특별시동부병원 ▲인천광역시의료원 ▲마산의료원 ▲안동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충주의료원 등 국공립병원이 많이 포함됐다.
최하위인 5등급 기관 역시 열악한 국공립병원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다. ▲강릉의료원 ▲공주의료원 ▲남원의료원 ▲서산의료원 ▲속초의료원 ▲원주의료원 등 44곳으로 집계됐다.
당초 5등급은 46곳이었지만 2곳은 종별 및 설립형태 변경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심평원 이기성 평가1실장은 “이번 평가는 중환자실에 입실한 환자들의 표준화된 중증도가 없어 사망률이나 감염률 등 주요 지표를 적용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평가지표는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2차 평가는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학회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면서 지표 등 관련 기준을 보완할 예정”이라며 “낮은 등급을 받은 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적정성평가는 인력·시설·장비를 잘갖췄는지 판단하는 구조부분과 중환자를 진료하는데 필요한 과정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는지를 보는 진료과정, 48시간 내 재입실률을 평가한 진료결과 등 총 7개의 평가지표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