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제 폐지에 따라 보상책으로 마련된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지난해 1000억원에서 올해 50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지급 기준 및 제도의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단계적으로 해법을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7일 심평원 윤순희 평가2실장[사진]은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의료질평가지원금 관련 제도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부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윤순희 실장은 “현재 의료질평가지원금 지급 기준은 기존 평가자료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후향적 평가에 머물렀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자발적 동기부여가 미비한 상태”라고 인정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의료질평가지원금에 부합하는 지표를 구축하기 위해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자 당 의료진 비율을 맞춰야하고 음압격리병동 구축 등 투입되는 대비 지원받을 수 있는 비용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특히 질 향상 측면보다는 환자가 많은 대형병원이 지원금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의료질평가심의위원회 구성, 해결 방안 모색"
윤 실장은 “현행 진찰료나 입원료 산정횟수에 따라 부과되는 수가형태로 인해 진료량과 연동된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평가영역 확대와 세분화, 평가등급 적정화를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해당 논란을 인정했다.
이어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인 관계로 개선할 사항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료질평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질평가 심의위원회는 보건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가 포함된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평가대상, 핵심지표 등 지금보다 개선된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는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윤 실장은 “후향적 평가에서 전향적 평가로,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위원회를 통해 중장기 추진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5000억원이 투입되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오는 9월부터 지급될 예정이며, 총 59개의 지표를 적용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제시된 91개에서 32개 항목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으며 세부내용은 아직 비공개다.
한편 심평원은 이날 환자경험 적정성평가 진행상황도 간략히 설명했다. 환자경험평가는 환자가 입원기간동안 특정 의료서비스를 경험했는지를 전화조사 방식으로 질문한다는 큰 틀의 가이드라인만 마련됐고 세부계획은 아직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