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 협상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현재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의협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정협의체를 비롯해 의한정협의체, 안전진료 구축 TFT 회의, 의료소통협의체 등의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13일 상임이사회에서 향후 정부와 진행하는 모든 협의체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진행하는 회의에는 의협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관련 학회와 의사회에서 참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로 의협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가 공문을 통해 진찰료 30% 인상 불가 방침을 전해온 뒤 각 전문과목 학회와 시도의사회에 정부와 진행하는 협의체 불참과 위원 추천 거부를 요청한 바 있다.
상임이사회에서 대정부 협상 최종 불참이 결정되기 전 사전에 산하단체에 협의체 불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다.
이러한 의협의 결정에 협의체에 참여하는 당사자들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향후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곳도 있는 반면,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이 정부에 있는 만큼 의협 결정에 따르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는 입장도 있다.
A협의체에 참여 중인 한 관계자는 “차기 회의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의협이 협의체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는 아직 회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전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협의체 불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의협에서 요청이 왔기 때문에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수가정상화를 약속했던 만큼, 이번 협상 불참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B협의체 참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가를 정상화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협상 중단 결정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고 해도 내부적으로 협상 준비를 하면서 의협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의협은 정부가 신뢰 회복 의지를 보일 때까지 협상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모든 협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신뢰가 없다면 불참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신뢰를 보여준다면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협 패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의약분업 당시 정부가 그대로 밀어 붙여 재앙이 됐다”며 “의협이 협상을 전면 보이콧한 상황에서 전문가 패싱을 하는 등 막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