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합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은 4개 국립대병원 노사도 연내 극적 타결이 가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분당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은 노사가 직접고용에 합의했으며 충남대병원도 직접고용 조건에 노사가 동의한 상황에서 오는 12월24일~26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표로 직접고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부산대병원을 포함 보건의료노조 산하 4개 국립대병원은 여전히 직접고용과 자회사 전환을 두고 노사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지난 18일 이정주 부산대병원장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의 면담이 진행됐으나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노조는 병원 측 요구에 따라 20일 교수들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당위성 관련 설명회를 가졌다.
노조는 또 크리스마스(25일) 이전에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병원 측에 집중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대병원도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병원 측이 19일 의사, 간호사 등 전직원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설문을 진행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노조는 병원 측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노‧노 갈등과 자회사 전환을 위한 여론몰이라고 보고 항의 차원에서 19일부터 병원장실을 점거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20일부터 직접고용 합의가 마무리 될 때까지 병원장실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측은 “500여 명에 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한다고 하더라도 병원 전체 구성원의 의견 수렴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설문결과를 갖고 자회사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전남대병원 노사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지만 병원장실 농성과는 별개로 당초 예정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노사전문가협의체를 꾸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전북대병원은 노사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휴가, 휴게시간 등을 이용해 로비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경상대병원은 현재 병원장 교체를 앞두고 직무대행 체제인 관계로 정규직 전환 관련 협의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는 4개 병원의 직접고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부산대병원에 집결해 집중투쟁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가 타 국립대병원들에 비해 적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경북대치과병원의 경우는 노사가 직접고용이라는 큰 틀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다. 하지만 직접고용 조건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커 막판 산통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