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그 동안 연기되고 있던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교섭 재개 여부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19일에 열리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향후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한 노조의 구체적 계획이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보건의료노조 산하의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경상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4개 국립대병원 노사가 여전히 정규직 전환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노조는 지난 2월, 14년간 이어져 온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 문제가 해결되고 공석이던 경상대병원장 자리에 신임 원장이 취임하는 등 정규직 전환 협상에 집중할 발판이 마련되면서 3~4월 중 교섭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2월 말부터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병원들은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노조로서는 이와 관련된 공공의료 문제와 병원 노동자들의 권리 수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병원내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야 하는 교섭이나 파업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던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이달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완화되면서 다시 정규직 전환 교섭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지금처럼 코로나19 사태 완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19일에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요구안과 교섭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내에 정규직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교섭 협상은 물론이고 이미 노사합의로 정규직 전환이 예정됐던 일부 국립대병원들의 전환 일정도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충남대병원의 경우 5월1일부터 비정규직 노동자 253명을 직접고용을 통해 정규직 전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7월1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충남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워져서 두 달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 지역에 위치한 경북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병원 노사는 지난해 10월 합의를 통해 2020년 3월1일부터 파견‧용역 근로자 376명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환이 연기되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히 이견이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환은 합의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