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끝난 국정감사에서 촉발된 보톡스 균주 관리 사안이 국내 제조사(社) 간 분쟁으로 번지면서 외국산 보톡스 회사인 앨러간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얻고 있다.
국내 제조사 간 분쟁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최근 대웅제약 ‘나보타’와 휴젤 ‘보툴락스’ 균주를 부패한 통조림과 일반 토양으로부터 분리·배양했음에도 질병관리본부에서 현장조사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메디톡스는 자사 제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알리기 위해 지난 14일 휴젤과 대웅제약에 ‘보툴리늄 톡신 제제 균주 기원 규명’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나보타’와 ‘보툴락스’ 모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메디톡스가 의도적으로 경쟁사를 비방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는 등 국내 보톡스 제조사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국내 보톡스 제조사끼리 진흙탕 싸움을 하는 동안 외국산 보톡스 기세가 오르고 있다.
외국산 제품은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지만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크거나 안전성을 더 중시하는 일부 시술 예정자는 외국산 보톡스 제품을 맞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톡스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미국 앨러간 사(社) ‘보톡스’와 독일 머츠 사(社) ‘제오민’이 있다.
2015년 업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국산 보톡스 점유율은 7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메디톡스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점유하고 있고 휴젤과 대웅제약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앨러간은 세계 보톡스 시장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는데 이번 균주 관리 공방으로 국내 점유율을 높여갈 기회라는 것이다.
서울 소재 A 성형외과 원장은 “국내 보톡스 제품은 외국산 대비 가격이 싸고 안전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균주 논란으로 환자들이 불안감을 가진다면 외국제품 사용 비율이 늘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보톡스 시술 예정자들은 효과, 안전성, 가격을 따지는데 그 중 일부는 가격보다 안전성에 민감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소재 B 피부과 원장은 “최근 보톡스 이슈 후 국산 제품 안전성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시술을 받으러 온 사람 중 불안하다며 외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균주 논란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시술 예정자들이 국내사 제품보다 앨러간이나 머츠의 보톡스 제제를 찾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C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보톡스 제조사 간 상호 비방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국내 점유율을 외국제품에 모두 내주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진흙탕 싸움은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