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전문의약품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의 독무대였다. 국내 제약사 제품은 단 1개만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일 IMS헬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 3분기 누적 의약품 매출액 상위 20개 중 19개가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부민만 유일하게 순위권에 있었다.
우선,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올 3분기 리피토의 누적 매출액은 9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1억원보다 7.29% 증가했다.
국내 출시 전문의약품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분야인 B형 간염치료제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는 지난해 매출액 860억원에서 올해 972억원으로 13.08% 올라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12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비리어드는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로 많이 처방돼왔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부터 물질특허가 만료돼 매출이 지속 상승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반해 같은 계열의 치료제인 BMS의 '바라쿠르드'는 지난해 646억원에서 올해 499억원으로 22.75% 매출이 하락해서 10위였다. 바라쿠르드는 2015년 18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일품목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지만, 같은 해 10월 특허만료를 기점으로 매출이 감소해 올해 5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도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바스틴의 올해 매출액은 693억원으로, 지난해 592억원보다 17.07% 증가했다. 아바스틴은 대장암 이외에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교모세포종, 난소암,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승인 받아 사용돼, 매출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27억원으로 올해 661억원과 비교하면 25.41%나 상승했다. '소발디·하보니'는 BMS의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 MSD의 ‘제파티어’, 애보트의 ‘비키라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C형 간염치료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적용된 건강보험 급여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제품은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이다. 챔픽스는 전년 동기 대비 45%나 성장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은 정부의 금연지원 사업과 용법 및 용량 확대, 제품 설명서 업데이트 등이 꼽힌다.
애브비의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 447억원에서 16.35% 증가한 520억원을 기록했다.
아스텔라스의 면역억제제 '프로그랍', 에자이의 치매치료제 '아리셉트'는 각각 7위, 11위에 올랐다. 프로그랍의 올해 매출액은 52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 성장했으며, 아리셉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1.54% 상승한 480억원을 기록했다. 두 제품 모두 별다른 경쟁 의약품이 없어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로슈의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는 각각 5, 6위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하락했다. 허셉틴의 매출액은 지난해 768억원에서 올해 646억원으로 15.89% 떨어졌다. 트윈스타 역시 올해 매출액은 533억원으로, 지난해 597억원보다 10.06% 감소했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부민만 국내사 중 유일하게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알부민은 혈액 내 단백질이 부족할 때 투여하는 약으로, 응급수술 등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매출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알부민 매출액은 35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346억원보다 2.78%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