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40대 이하에서 위암을 발생시키는 유전자 3개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위암의 정밀 진단법이나 치료방법 개발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 이상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조기발병 위암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암조직과 주변 정상조직에 대한 유전체와 단백체를 분석한 결과 CDH1·ARID1A· RHOA 등 조기 발병위암과 관계가 있는 변이 유전자 3개를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위암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70만명이 사망하는 질병이며 그 중에서도 40대 이하에서 발병하는 '조기발병 위암'은 우리나라 전체 위암환자의 약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발병 위암은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데 뚜렷한 원인도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조기발병 위암의 원인을 찾기 위해 유전단백체 기술을 사용했다. 암조직과 주변 정상조직에서 유전체와 단백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어 혈액과 암조직 간 '엑솜 시퀀싱', 암조직과 주변 정상조직 간 'mRNA 시퀀싱', '단백체와 수식화 분석' 등을 수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7079개의 체세포 변이 유전자를 찾았다. 그 중에서도 조기발병 위암 발병과 관련이 있는 단백질 인산화 정도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변이 유전자 'CDH1, ARID1A, RHOA'를 확인했다. mRNA와 단백체 간 정량적 상관성 분석으로 유전자마다 서로 다른 신호전달경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규명됐다.
더불어 조기발병 위암이 증식·면역반응·대사·침윤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것을 발견했다. 같은 위암환자라도 서로 다른 접근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상원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발병 빈도가 증가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조기위암에 대한 보다 정밀한 유전적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면서 "앞으로 위암환자의 정밀한 진단과 개선된 치료방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기정통부의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으로 수행됐으며, 1월15일 암 연구분야의 최상위 학술지인 '캔서 셀'(Cancer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