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바이오 산업'을 둔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 SK, LG에 이어 포스코도 바이오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13일 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년 철강 신년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바이오사업 추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우 회장은 "포항공대가 바이오 부문에 많은 연구역량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바이오 부문을 신성장 사업 부문의 새로운 영역으로 선정해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신성장 부문에서 에너지 저장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데, 새로운 영역이 뭐냐에 대해선 그룹 전략에 맞춰 정리될 것"이라며 "권오준 전(前) 회장이 말했듯 바이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오준 전 회장은 작년에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 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중도 사퇴하면서 관련 사업 검토가 올스톱 된 상태다.
권 전 회장은 "바이오 산업 진출을 앞두고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바이오 부문에서 많은 노하우를 쌓아온 포항공대와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포스코는 신약 개발은 물론 체외진단검사 분야까지 모두 포함시켜 사업 가능성 여부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포항공대가 바이오 관련 여러 연구를 하고 있지만, 기존 사업과 분야가 너무 달라 외연 확대가 이득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대규모 자본력과 인력 등을 활용해 빠르게 바이오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삼성, SK, LG의 사례를 보면 포스코도 진출 자체가 어렵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
삼성·SK·LG, 바이오사업 순항···"오픈이노베이션 활용"
먼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삼성, SK, LG는 순항 중이다. 삼성의 경우 분식회계 관련 이슈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무난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이다. 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CMO)에 주력하고, 바이오에피스는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CMO, CDO, CRO 프로젝트 총 41건을 수주했고, 20개 이상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에피스는 중국 바이오기업 '3S바이오'에 SB8 등의 판권을 위임하며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딥체인지'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 중이다. 대표주자로는 자회사인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 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FDA에 독자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최 회장이 바이오·제약 산업에 승부수를 던진 지 25년 만의 성과로 향후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LG화학도 바이오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큐바이오파마, 영국 아박타, 한국 메디포스트 등 국내외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보스톤에 연구법인인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고, 신약 과제의 글로벌 임상 진행 및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위한 R&D는 자본과 인력 싸움이니 SK, LG 등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며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국내 바이오벤처와도 과제를 공유하며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서고 있어 바이오 시장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