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역사는 한국 신장이식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9년 3월 민병석 이용각 교수가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을 성공한 후 2018년 8월 16일 신장이식 3000례를 달성했는데 이는 50년간 매주 한건의 신장이식을 꾸준히 해야 가능한 결과물이다.
지난 2009년 서울성모병원이 문을 열자 병원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개원과 함께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 지정되면서 서울성모병원 견인차 역할을 예고했다.
병원은 이식환자만을 위한 독립된 외래, 입원, 중환자실을 마련해 치료와 관리에 있어 최상의 환경을 마련하고 이식과 관련된 각 진료과(외과, 내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감염내과 등)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선보였다.
특히 '새로운 이식 영역 개척', '난치성 이식환자의 성공적 이식' 등의 전략을 수립하며 서울성모병원 개원 전, 연간 50~60례에 그쳤던 신장이식은 개원 후 100례 이상의 기록을 갱신했다.
그 결과 2011년 2000례, 그리고 2018년 8월 3000례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병원 네트워크 밑거름
서울성모병원 개원 후 10년간 신장이식이 활성화된 요인은 뇌사 공여자로부터의 이식, 혈액형부적합이식, 탈감작을 이용한 신장이식이 괄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백혈병과 만성신부전을 동반한 환자에서의 동시이식, 재생불량성빈혈환자의 신장이식 등 고난도 장기이식 성공이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게 병원측 설명이다.
양철우 센터장이 이끄는 보건복지부 지정 특성화사업단의 이식면역과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의 잇따른 발표도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팀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기여했다.
뇌사공여자로부터의 신장이식의 늘어난 원인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뇌사자 발굴 확대가 기여했다.
여기에 서울성모병원을 중심으로 8개 부속병원과 참여병원 사이에 뇌사자 발굴부터 이식에 이르는 과정을 공유하고 관리함으로써 전반적인 진행이 원활케 이뤄졌다.
가톨릭의료원 네트워크가 토대가 되면서 전체 이식의 3%를 차지하던 뇌사자 신장이식이 35%까지 증가하는 결실을 맺었다.
"임상과 기초연구 합쳐진 중개연구 발전 속도 내겠다"
먼저 혈액형 부적합이식은 2009년 처음 성공한 이후 매년 늘어 2018년 12월까지 200례를 시행했다.
사실 과거에는 공여자와 수혜자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식 후 초급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 발생 위험 때문에 이식이 불가능 했다.
하지만 거부반응을 억제시킬 수 있는 항체주사와 혈장반출술 개발로 혈액형 부적합이식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가족 중 혈액형이 같은 공여자가 없을 경우 이식을 포기했던 말기 콩팥병 환자들이 이식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형부적합이식의 이식신장 5년 생존율은 혈액형 일치 이식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안전해졌다.
감작은 신장이식을 받고 싶어도 심한 거부반응으로 이식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금기시 돼왔다.
신장이식팀은 개인별로 감작정도를 분류하고 항체정도에 따른 항체제거 탈감작프로토콜을 개발하여 감작된 환자들에 대한 성공적인 탈감작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탈감작치료의 발전을 통하여 전체 생체이식의1/3에 해당되는 환자가 이러한 탈감작 치료로 신장이식을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이식을 받고 현재까지 30년 이상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환우는 20명, 20년 이상은 188명으로 신장이식 후 장기 생존자들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존재한다.
1970년대 10년 이상 이식신장생존율이 45%인 점을 감안할 때 이식환자의 30년 이상 생존은 매우 드문 케이스로 국내 장기이식분야에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신장이식 3,000례 달성은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서 명실상부한 이식전문센터 틀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 센터장은 "선도형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이식과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임상과 기초연구가 합쳐진 중개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장기이식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