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세간의 기억 속에 잊혀지고 있는 개방병원이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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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은 진료실적에서 큰 상승세를 이어가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박사는 최근 진행한 ‘개방병원 활성화 정책의 효과성 평가’ 연구를 통해 개방병원 효과를 조명함과 동시에 의료전달체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개방병원들의 청구자료를 토대로 환자수 및 의료 이용 건수, 진료비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개방병원 제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수는 다소 줄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진료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실제 개방병원 제도에 참여를 신청한 의료기관은 2006년 520곳에서 점차 감소해 2015년에는 428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중 병원은 56개에서 67개로 다소 증가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464개에서 361개로 100여 곳 이상이 중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기관 추이로만 보면 개방병원은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로 비춰질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2005년 1221건에 불과하던 개방병원 진료건수는 2014년 6048건으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개방병원 활성화 정책이 시행된 2009년을 기점으로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연평균 4.7%에 그쳤던 개방병원 진료건수는 2009년 이후 연평균 32.7%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세간의 무관심 속에서도 꾸준하게 시스템이 가동된 결과다.
특히 개방진료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입원의료를 중심으로 지난 10년 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진료건수는 6.1배, 진료일수는 7.6배, 진료비는 6.5배 증가했다.
2009년 활성화 정책 시행 전후를 비교해 보면 진료실적이 있는 병원 수는 58% 늘었고, 진료건수는 35%, 진료일수 42%, 진료비 6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의 변화는 미미했지만 종합병원과 병원이 제도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년 동안 종합병원의 개방진료 건수는 1.49배, 진료비는 2.66배 증가했다. 병원의 경우 진료건수는 9.4배, 진료비는 무려 34.2배나 늘어났다.
특히 정책 실시 전후를 비교하면 병원의 진료건수는 620%, 진료비는 196% 급증했다.
오영호 박사는 “개방병원 참여기관 수만 놓고 보면 제도가 크게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진료실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방병원 제도 활성화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