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가 내년 6월 지주회사(휴온스글로벌) 체제로 전환한다. 제약사의 지주회사 전환은 2001년 녹십자 이후 7번째다.
제약업계가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와 확장된 사업 컨트롤,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지주회사 체제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01년 녹십자가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헬스케어와 제약 부문을 분리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듬해인 2002년 대웅제약도 대웅을 모회사로 두고 회사를 분할했다.
JW중외제약은 2007년 JW홀딩스를 설립하고 지주사로 제약, 의료기기, 수액 등으로 분리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한미사이언스를 신설했고, 동아제약은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설립했다.
같은 해에 종근당도 종근당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종근당으로 인적 분할했다.
이후 중견기업 휴온스도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다. 휴온스는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지주사 전환 안건을 상정해 최종 승인을 받은 후, 2016년 5월 1일을 기한으로 분할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가 승인되면, 5월 2일 휴온스글로벌의 분할보고총회와 휴온스의 창립총회가 이뤄진다.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는 분할등기와 재상장신청을 거쳐 6월 3일 각각 변경상장과 재상장 된다.
공정거래법 제8조에 따르면 지주회사를 전환하거나 설립한 뒤 2년 이내에 자회사의 지분 처리 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의약품의 제조 및 이와 관련한 상품과 제품의 판매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제약업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에 따라 4개 자회사인 휴온스, 휴메딕스, 휴베나, 휴니즈는 독립적인 경영 및 객관적인 성과평가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기업과 주주 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휴온스 윤성태 부회장은 "이번 결정은 지주회사와 계열회사간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이중으로 낭비되거나 중복 투자된 부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신규투자와 인수합병(M&A)를 통해 매출 1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지주사의 존재가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지주사 전환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관문인 것일까. 일동제약과 광동제약도 지주사 전환을 채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이 글로벌 제약사 도약과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시도했지만 지분율이 높은 녹십자와 미국 투자사인 피넬리티가 반대해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녹십자가 소유한 지분을 일동제약에 매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하면서 다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동제약이 생수사업에 이어 최근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지주사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의 취약한 지분구조를 보완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도약의 가속도가 붙은 제약사들이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