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 향후 5년의 미래가 오늘(19일) 판가름 난다. 온 국민 초미의 관심사인 대선결과를 지켜보는 심정은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체제 하에 옭매여 있는 의료계는 새로운 정권의 성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여느 직역에 비해 대선결과에 더욱 민감한 모습이다.
이번 18대 대선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의료계 변화의 기류도 차기정권에 대한 기대감과 민감도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사실 대표적 보수집단으로 분류됐던 의료계는 기존 대선에서 암묵적으로 보수정당을 지지했었다. 진보정당이 주창하는 의료정책이 의사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인식이 짙게 배인 탓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 십년 만에 진보진영의 김대중 정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의약분업이 시행됐고, 노무현 정부도 일관되게 사회주의식 의료정책을 지향하면서 의사들의 반감을 샀다.
의료계는 2007년 새롭게 정권을 잡은 보수진영의 이명박 정부가 진보진영 집권 10년 동안 뭉친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도 의료계 옥죄기 정책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의료계는 보수, 진보 양쪽 모두에서 쓰디쓴 교훈을 얻었다.
이러한 의료계의 암울한 과거는 이번 대선에서 고스란히 투영됐다. 보수진영 일변도였던 정치색이 와해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수 천명의 의사들이 진보 지지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보수를 지향하는 의사들도 여전했지만 희망하는 차기정권의 방향이 엇갈리는 상황까지 막지는 못했다.
개인 성향에 따라 지지선언에 참여한 의사들이 수 천명이지만 민초의사 대부분은 ‘보수든 진보든 매 한가지’라고 체념했다.
사회주의 의료를 지향하는 진보를 배척하고 보수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 봤지만 별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탓에 차기 정권에 대한 기대도 없다는 분석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과거에는 그래도 보수라는 정서가 절대적이었지만 실망을 거듭하면서 개인 성향에 따른 지지나 체념으로 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지지 세력이 갈린 만큼 차기정권에서의 수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 정당의 정책기조를 기대하기 보다 국회와의 유대를 통한 실리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