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제 신규 모델인 선거인단제도가 생명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37대 의협 회장 선거에 처음으로 도입한 선거인단제는 대의원을 당연직 선거인으로하며 전국 광역 및 시·군·구의사회에서 경선을 통해 1500명 안팎의 선거인단을 선출했다.
결선투표 방식을 도입해 과반의 지지를 얻은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게 이 제도의 핵심 뼈대이다. 대법원이 간선제를 합법으로 판결한 이후 제도가 급물살을 탔다.
역대 의협 회장은 30% 안팎의 지지로 당선됐다. 유권자 1/3 지지밖에 받지 못하는 회장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선투표를 도입했으나, 노환규 당선자가 1차 투표에서 59%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으면서 결선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선거인단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은 일부 낙선한 후보 그룹에서 제도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선거인단 구성을 놓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후보 관계자는 "전체 선거인단의 연령이 생각보다 낮았다. 깜짝 놀랐다"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인단 구성을 선거 전략으로 보면 어쩔 수 없지만, 일부 시도의사회는 논란을 피하는 데 급급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개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인단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노환규 당선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국의사총연합은 회원들을 지역의사회 선거인단 경선에 나가도록 적극 장려했다. 이를 통해 상당수 전의총 회원이 선거인단에 편입됐다.
직선제가 어렵게 되자, 선거인단 출마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그 결과, 노 당선자는 1차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최근 10년간 역대 회장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셈이다.
여기에 노환규 당선자는 직선제를 관철하겠다고 공헌해왔다. 간선제를 가장 많이 비판하고,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대의원들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신임 회장은 직선제, 낙선 그룹은 제도 수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