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가 최근 노환규 의협회장 당선자에게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회원권리정지 2년' 징계를 내리면서 역대 회장의 악재 계보가 회자되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첫 직선제 방식으로 당선된 신상진 전 회장부터 노 당선자까지 10년간 의협회장직을 역임한 6명 모두 크고 작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먼저 신상진 전 의협회장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의권쟁취추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의료계 총파업을 주도했다.
신 전 회장은 이와 관련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최종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재정 전 회장은 의약분업 투쟁 주도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지난 2005년에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금고 이상의 형 선고 시 의사자격을 박탈하는 의료법 조항에 따라 지난 2007년 의사면허가 취소됐다가 복권됐다.
일부 회장은 정치권을 강타한 로비 논란의 장본인으로 지목, 곤혹을 치렀고 급기야 회장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의협이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던 의정회를 폐지할 정도로 후폭풍이 컸다.
장동익 제34대 의협회장은 정치권에 대한 금품로비 등으로 지난 2007년 취임 1년 만에 공식 사퇴했다.
장 전 회장은 협회 자금 3억 5000만원을 횡령하고 국회의원 5명에게 후원비 명목으로 불법 후원금을 기부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1500만원을 받았다.
주수호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고액연봉을 받는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공단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공단 측은 주 회장 등이 허위 사실을 기사화함으로써 공단의 신뢰와 사회적 평가·명예가 매우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의협은 건보공단에 대해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맞고소 하는 등 불편한 관계가 지속됐다.
주 회장은 같은 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의료광고 심의료 전용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불려 가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만호 제36대 의협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전의총 회원들이 회장실을 점거해 외부에서 상임이사회의를 진행한 적도 있다.
지난 2월 고등법원은 경 회장에게 의학회장 기사 및 유류대 지원, 회무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8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기에 이른다.
또 지난해 한 주간지는 지난 2008∼2009년까지의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주 전 회장과 경 회장의 탈세·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노환규 당선자도 예외는 아니다. 노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경만호 회장에게 계란·액젓을 투척한 혐의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윤리위는 지난 5일 노 당선자의 회원권리를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장 취임이 불가능한 사실상의 사망선고인 셈이다.
윤리위는 이 같은 결정을 지난 27일 통보함으로써 노 당선자는 당선 3일째에 당선 무효 위기에 놓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