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외국인 의사면허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허용을 추진코자 했던 가운데 국내 활동 외국인 의사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의학과 외국인 의사는 지난 5년 간 11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의사 현황을 23일 공개했다.
외국인 의사는 ▲2019년 452명 ▲2020년 472명 ▲2021년 485명 ▲2022년 500명 ▲2023년 521명 ▲2024년 6월 546명으로 매년 늘었다. 최근 5년 간 20.8% 증가했다.
이 중 전문의는 매년 80%대를 유지했으며 일반의는 약 80명(14~18%) 수준이었다. 올해 6월 기준 외국인 활동의사의 85.2%인 465명이 전문의였으며 81명이 일반의였다.
지난 5년 간 증가세를 보면 일반의는 –2.4%인 반면 전문의는 26%였다.
전진숙 의원은 "전문의 수 증가가 전체 외국인 의사 수 증가에 기여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과목 별로 살펴보면 필수의료 과목에 종사하는 외국인 의사가 많았다.
2024년 기준 내과 69명, 가정의학과 58명, 산부인과 37명, 외과 34명, 정형외과 33명, 소아청소년과 32명 등이었다.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는 지난 5년 간 매년 가장 많은 외국인 의사가 활동하는 전문과목에 포함됐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019년 6명에서 2024년 6월 13명으로 116.7% 증가했으며, 신경외과 전문의는 2019년 9명에서 2024년 14명으로 5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과 46.8% ▲신경과 37.5% ▲이비인후과 35.7% ▲가정의학과 31.8% ▲마취통증의학과 31.6% ▲정형외과 26.9% ▲외과 25.9% ▲산부인과 15.6%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인기과목으로 분류되는 피부과는 2019년 8명에서 2024년 6월 5명으로 37.5% 감소했다.
외국 의사면허자 의료행위 승인도 매년 증가···금년 8월까지 101건
외국 의사면허자의 국내 의료행위 승인 건수도 매년 늘었다. 최근 5년간 외국 의사면허자의 국내 의료행위 승인 건수는 의사 493건, 치과의사 91건으로 총 584건이었다.
연도별 의사 승인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2020년~2022년에는 각각 2020년 80건, 2021년 89건, 2022년 74건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 큰 폭으로 늘어 직전 연도 두 배 수준인 149건까지 늘어났다. 2024년은 8월 기준으로 이미 2023년의 67.8%에 달하는 101건이 승인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의료법 시행규칙 제18조를 개정해 외국 의사면허자의 국내 의료행위를 승인하겠다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한 바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심각' 단계 위기 경보가 발령된 경우에도 이를 승인하겠다는 취지였다. 해당 입법예고에 찬성 65건, 반대 1628건의 댓글이 달리며 격론이 이어졌고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진숙 의원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가 늘어난 배경이 무엇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숙의를 거치치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한 복지부의 외국 의사면허자 도입 추진 계획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