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의약품 영업대행)를 활용하는 제약사들이 급증하는 지급수수료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급증하는 CSO 비용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업체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다른 경쟁 제약사는 사업 경쟁력 확대 및 적절한 비용 관리로 성과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SO 체제를 활용하고 있는 제약사 가운데 국제약품·안국약품·유유제약이 금년 상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CSO는 의약품 영업대행 업체로 이를 활용하는 제약사들은 의약품 판매에 따른 매출, 영업활동 증가 등에 따라 이들 CSO 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국내 일부 제약사들은 몇 년 새 회사 고정비용인 영업인력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CSO를 활용해 매출을 도모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장기적인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다.
먼저 국제약품은 지난 2021년부터 CSO 전환을 단행한 이후 지난해까지 실적 부침을 겪었지만 금년 들어 매출 규모는 물론 수익성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로 지난해 상반기 89억원을 썼고 올해 상반기 230억원으로 100% 이상 늘었지만, 판촉비와 광고비 등을 크게 줄여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실제로 비용 절감을 통해 국제약품은 금년 상반기 매출액 751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51.2% 증가한 수준이다.
안국약품도 의약품 판매 체계를 CSO로 전환한 이후 초반에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안국약품은 2년 전부터 자체 영업을 줄이고 CSO 비중을 높였다.
특히 지급수수료는 금년 상반기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가량 늘었다. 하지만 순환기계, 호흡기계, 소화기계 등 전문의약품 매출이 실적을 견인하며 수익성 제고를 성공했다.
안국약품은 올 상반기 매출액 1329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7.6% 늘었다.
유유제약 역시 금년 상반기 전년 대비 174% 늘어난 59억원을 지급수수료로 썼지만,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은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065% 늘었다.
CSO 비용 급증에 ‘수익성 요원’ 경동·명문·일성신약
문제는 불과 2년 사이에 CSO 지급수수료가 연간 20%에서 많게는 40%까지 급증하면서 일부 제약사의 경우 수익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CSO 지급수수료는 판매, 영업 확대에 따라 그 비용이 늘게 되고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경동제약은 CSO를 통해 영업구조 개편을 단행했지만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급수수료로 295억원을 썼는데, 금년 상반기 391억원으로 CSO 비용이 1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영업적자는 지난해 76억원에서 올 상반기 1억원까지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명문제약은 지난 2020년 CSO를 도입한 이후 초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등 성과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부터 지급수수료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수수료로 금년 상반기에 366억원(연결기준)을 썼는데, 전년 동기 대비 22% 가량 늘었다. 지난 2년간 지급수수료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급수수료가 5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1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외에 일성아이에스(구 일성신약)는 금년 상반기 지급수수료로 전년 대비 39% 늘어난 90억원을 지불했다. 지급수수료 확대가 수익성에도 영향을 준 모습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줄어 들었고, 영업손실 금액은 64억원으로 오히려 적자 규모가 17% 늘어나는 등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