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줄기세포 패러다임 바꾼 '연세사랑병원'
자가지방 주사법 공인 결실 맺어…수술부터 재생까지 '전주기 치료' 제공
2024.07.17 05:21 댓글쓰기

‘수술’ 일색이던 무릎 관절염 진료현장에 최근 또 다른 선택지로 ‘줄기세포’ 치료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관심은 더욱 비등해졌다. 다만 굳게 닫혔던 줄기세포 치료의 빗장이 풀린 만큼 각 의료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에 나서면서 과잉경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옥석 가리기’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에서 최근 ‘자가지방 줄기세포 주사’에 대한 신의료기술 인정 소식이 전해졌다. 문턱이 낮은 골수 줄기세포 대비 진입장벽이 높고 치료효과는 월등한 기술인 만큼 관절염 줄기세포 과잉치료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6년이 넘는 세월 줄기세포 가능성에 대한 확신으로 연구에 몰두해 온 연세사랑병원이 맺은 결실이었다.


줄기세포 선구자 고행(苦行), 국가도 인정


무릎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연세사랑병원 존재감은 과히 절대적이다. 진료와 연구 동반 성장을 일궈낸 연세사랑병원은 자타공인 국내 ‘줄기세포 치료’ 메카다.


관절·척추 전문병원 최초로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기술력은 세계 의학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선구자였던 만큼 고충도 적잖았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지난 2008년 자가혈치료술, 일명 ‘PRP(Platelet-Rich Plasma)’라는 기술을 국내 무릎 관절염 치료에 도입했다.


해당 기술은 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을 분리한 뒤 농축된 혈소판을 인대·연골에 주사하는 치료방식이다.


원래 치과에서 시작된 이 치료법은 피부과에서 성행하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인 타이거우즈가 무릎 관절염 치료에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절 분야로 확대됐다.


우연히 미국 출장 중에 PRP 치료법을 알게 된 고용곤 병원장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고, 환자들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수술 없이도 통증을 잡을 수 있는 치료법에 환자들은 열광했지만 정작 의료계 내부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혹자들은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불과 2년 후 관련 학회가 등장했고, 지금은 많은 진료현장에서 사용하는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관절염 통증 정복’이라는 고용곤 병원장의 열정은 ‘줄기세포’로 이어졌다. 


혈액 속 혈소판을 활용한 PRP 효과를 체감한 만큼 ‘줄기세포’는 보다 확실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 2012년 줄기세포 치료를 도입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의료계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환자를 상대로 한 돈벌이’라는 힐난에 가슴을 쳐야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국내에서 골수 줄기세포 주사에 이어 이번에 자가지방 줄기세포에 대한 신의료기술이 인정되면서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입증했다.


고용곤 병원장은 “PRP나 줄기세포 등 새로운 치료법에 주목한 것은 오롯이 관절염 환자들을 위함이었지만 그 의도가 매도 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술회했다.


이어 “흔들림없이 관련 치료와 연구에 몰두했고, 이제서야 그 진가를 인정받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갈증과 열정은 술기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차원과 격(格)이 다른 줄기세포 치료법


이번에 연세사랑병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로부터 승인받은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는 기존 ‘골수 흡인 농축물 주사’와 차원이 다른 치료법이다.


골수 줄기세포는 지방 줄기세포 대비 염증 완화와 연골 재생 효과를 발휘하는 중간엽줄기세포 확보가 어렵다. 


특히 골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중간엽줄기세포가 적지만 지방은 나이든 사람, 특히 여성에게 많다. 중간엽줄기세포는 지방줄기세포 10~15개당 1개꼴로 있다. 


골수 줄기세포가 지방 줄기세포에 비해 중간엽줄기세포가 적어 염증 완화와 연골 재생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때문에 지방줄기세포도 관절염 치료로 허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골수 흡인 농축물(BMAC, Bone Marrow Aspirate Concentrate) 주사는 줄기세포 치료의 초기단계, 자가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SVF, Stromal Vascular Fraction) 주사는 보다 진일보된 치료법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SVF가 2∼3기에 해당하는 골관절염 환자들의 무릎 기능 개선과 통증 완화에 유효한 기술로 평가했다.


실제 미국 스포츠 의학 학술지(AJSM,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SVF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기능을 개선하고 통증을 크게 감소시켰다.


39명의 환자들을 고용량, 저용량, 위약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12개월 동안 결과를 관찰한 결과,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경직, 신체 기능 점수가 각각 89.5%, 68.2%, 0% 개선됐다.


지방줄기세포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또 다른 줄기세포인 골수줄기세포보다 중간엽줄기세포 확보가 용이하다. 


통상 중간엽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대는 골수줄기세포를 뽑으면 약 1000개 중 1개가 중간엽줄기세포이지만 60대 이상은 약 10만개 또는 100만개당 1개에 불과하다.


반면 지방 줄기세포는 10~15개당 1개꼴로 중간엽줄기세포를 확보할 수 있어 골수 줄기세포 보다 훨씬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이다


이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중간엽줄기세포가 많이 포함된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관절염 치료에 사용해왔다.


뼈‧신경‧혈관 등 전방위적 치료법 연구 매진


자가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를 이용한 관절강내 주사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방 줄기세포를 채취, 세포 분리 및 세척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한 시설 및 체계적인 시스템 역시 필수다.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는 연세사랑병원은 이러한 경험과 시설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 관절척〮추 특화병원 중에서 최초로 세포치료연구소를 자체 설립해 자가지방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30여 편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말 세포치료연구소를 약 230㎡ 규모의 첨단재생연구실로 신축했고, 세포 보관 탱크, 원심 분리기, 무균 클린벤치 등 핵심장비들이 모두 구비돼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에 대한 제한적 의료기술 승인을 이후 풍부한 임상경험을 쌓아오며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줄기세포 과잉 진료 및 무분별한 치료 문제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와 잘못된 인식도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수술과 PRP, 줄기세포에 이르기까지 무릎 관절염 환자의 전주기적 치료체계를 구축했지만 고용곤 병원장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관절염’ 통증의 근원인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연구 중이다. 최근 그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뼈’다.


관절염 환자 상당수가 뼈 손상에 의한 염증이 발생하는 만큼 단순하게 연골 재생에만 몰입하기 보다 직접적으로 뼈까지 치료하겠다는 각오다.


물론 연골 손상 전 단계에서 예방적 치료도 염두하고 있다. 신경차단술 개념을 통해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혈관 이상으로 인한 염증 발생 빈도가 잦은 만큼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법도 시도하고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연골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을 유발시키는 다양한 원인 제거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투자와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관절염 환자들에게 보다 좋은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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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훈 07.19 20:48
    A무릎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연세사랑병원 존재감은 과히 절대적이고 진료와 연구 동반 성장을 일궈낸 연세사랑병원은 자타공인 국내 ‘줄기세포 치료’ 메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또한 세계 의학계에서 인정받는 기술도 개발하였다니 우리나라의 치료 기술이 상당하는 것에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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