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에 수록 P-CAB, 새 치료옵션 제시 의미"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P-CAB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국내 개발 활성화 고무적"
2023.01.03 10:28 댓글쓰기

대한소화기기능학회가 13년만에 위식도역류질환(GRED) 총서 개정판을 발간했다. 이번 개정판에 이목이 쏠린 이유 중 하나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가 처음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P-CAB 계열 사용이 증가하면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 계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2009년까지 총서에서 'P-CAB'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케이캡을 비롯해 신약이 잇달아 등장하고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치료 분야에 업데이트가 이뤄졌다"고 개정판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2009년과 위상이 달라진 P-CAB 계열 항궤양제 특징과 임상 경험 등을 윤영훈 교수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총서' 수록 의미는

학생이나 전공의가 질환을 공부할 때 꼭 알아야 할 표준지식을 기술한 것이 교과서라면, 총서는 해당 질환에 대한 관점, 진단과 치료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총서는 2002년 처음 발간됐고, 2009년 첫 번째 개정판(2판)이 나왔으며 올해 두 번째 개정(3판)이 이뤄졌다. 오랜만에 업데이트돼 달라진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중 가장 큰 변화는 치료 분야에서 P-CAB 계열이 소개된 점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P-CAB 계열 제품은 레바넥스(성분명 레바프라잔)였지만, 계통적으로 분류만 될 뿐 효과가 미미해 시장에서 거의 사장됐다. 이번 총서에는 이런 성분을 포함해 보노프라잔(다케캡), 테고프라잔(케이캡) 등이 소개됐다.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가 하나의 치료옵션으로 제시된 시대가 온 것이다.  


Q.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위산분비 억제제를 사용해 과도한 위산 분비를 줄이는 것이다. P-CAB 계열이 등장하기 전에는 H2RA(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 PPI 계열 제품들이 주로 쓰였다. 두 계열 간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비교하면 PPI가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 그러다가 PPI와 위산분비 억제 효과로 대적할 수 있는, 혹은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P-CAB 계열이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위산분비 억제제에 대한 수요를 PPI 계열이 충족시켜왔지만, P-CAB 계열이 출연하면서 양강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Q. P-CAB 계열 장점은

PPI 계열은 식전 30분 혹은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고, 밥을 안 먹고 복용한 경우 효과가 떨어진다.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P-CAB 계열은 이런 PPI 계열 단점을 극복했다.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식사에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면서 동일한 약효를 발휘한다. 환자들이나 처방현장에서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P-CAB 계열이 출연하면서 위산분비 억제제 양강체제 구축

효과 빨리 나타나고 식사에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앞으로 PPI시장 대체 전망

P-CAB은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적고 비교적 안전한 약물 인정


Q. 그렇다면 P-CAB이 PPI를 대체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P-CAB 계열 치료제가 PPI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PPI 계열의 경우 오랫동안 써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복용 편의성 및 효과 측면에서 P-CAB 계열 치료제가 장점이 있다 보니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Q. P-CAB 계열 효과라고 봐도 되는지

PPI계열 항궤양제는 제품들 간에 공통된 특정 화학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P-CAB 계열은 성분별로 화학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위산을 분비하는 펌프에서 칼륨을 들여보내고 산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P-CAB은 칼륨이 들어오는 부분을 가역적으로 막는다. 하지만 P-CAB 성분마다 화학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막는 방식이 다르다. 예컨대 테고프라잔과 보노프라잔은 완전히 화학구조가 상이하다. 이로 인해 테고프라잔은 빠른 효과 발현이 우수하고, 보노프라잔은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좋다. 서로 특징이 다른 새로운 P-CAB 제품들이 계속 등장한다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한층 더 달궈질 것이다. 


Q.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나

위식도역류질환은 만성질환으로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약 숫자도 중요하다. 하루 1정 혹은 2정을 먹느냐가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미친다. 환자들은 통상 약을 한 개 먹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P-CAB과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한다.


Q. 기저질환자에게 병용 처방 시 효능 차이가 있는지

위식도역류질환이 많이 증가하는 나이는 50대부터고, 70대 유병자가 많다. 고령일수록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이 잦고, 고혈압·관절염·당뇨 등 만성질환은 물론 치매까지 앓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이미 복용 중인 약이 많은 상황에서 위산분비 억제제까지 추가할 때 약물 상호작용의 우려가 없어야 한다. 약물마다 대사기전이 다른데, PPI는 대사 경로가 겹쳐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 우려가 있는 반면 테고프라잔과 같은 P-CAB은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적은,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Q. 실제 임상현장에서 써본 경험을 공유하면

PPI는 비슷한 약리기전이지만, P-CAB은 제품들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알아보고 증상에 맞게 처방할 것을 제안한다. PPI를 오래 복용하며 증상 조절이 잘 된 환자들에게 P-CAB으로 처방해야 한다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새롭게 위산분비 억제제를 처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P-CAB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1~2년 사이 PPI계열 자리를 없앨 만큼 P-CAB 사용이 늘진 않겠지만, 세대교체 속도가 빠르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우리나라에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 반갑다. P-CAB 약물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효과에 대해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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