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와 의료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지목한 디지털 치료제(DTx)의 성공 조건이 있다. 바로 안정적인 이윤 창출이 가능한 수가 적용이다.
이렇듯 디지털 치료제 성공을 위해 수가 적용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1호 수가 적용사례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인공은 불면증 치료제가 유력하다.
4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술등재부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인 에임메드사 솜즈와 웰트사 웰트아이의 수가 적용을 위한 혁신의료기술 평가제도 지정이 임박했다.
두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각각 23년 2월 15일(솜즈), 23년 4월 19일(웰트아이)에 각각 국내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 개선 목적의 디지털치료기기로 국내 최초로 허가됐다. 이들 제품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및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인지치료소프트웨어다.
하지만 디지털치료기기 1호인 만큼 정식적인 수가 적용은 까다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디지털치료기기는 혁신의료기술 평가제도에 따라 3~5년간 임시등재 및 사용 후 신의료기술 재평가를 통해 정식등재 절차를 거치게 되는 탓이다.
디지털치료기기 외에도 인공지능도 동일 절차에 따라 임시등재 3년 후 정식등재를 위한 신의료기술 재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 포럼을 통해 이상규 연세대보건대학원장은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의 수가 적용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업무량, 비용, 약의 위험도를 근거로 급여 수준을 평가하는데 디지털 치료기기가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수가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며 “심평원이나 식약처도 이 같은 부분으로 여러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만큼 디지털 치료기기 수가 적용은 업계 사활이 걸렸지만 심평원이나 식약처도 수가 적용의 첫 선례인 만큼 난제라는 평(評)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 제품 중 1호 제품인 솜즈가 혁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채택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수가 적용에 대한 염원이 높은 만큼 과도한 경쟁적 구도 형성보다는 초당적인 협력에 가까운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전언이다.
쉽게 말해 디지털치료기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선결 조건이 수가 적용인 만큼 경쟁보단 성공적인 사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쉬운 점은 두 제품 이후 현재 결정 신청된 디지털치료기기 항목은 없는 상태다.
심평원 관계자는 “디지털치료기기는 의사행위료와 디지털치료기기 사용료로 보상 예정이며, 디지털치료기기 사용료는 원가, 신청금액,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위원회에서 결정하되 개발 업체는 가격산출 근거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심평원은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급여 방안을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디지털 헬스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기기의 환자 순응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사용자 의견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