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소모적 갈등 접고 의료개혁 본질 집중"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06.03 05:36 댓글쓰기



"나에 대한 의사들 부정적 감정 해소하는게 숙제"


"훈수를 두다가 선수로 뛰게 됐다. 이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소모적 갈등은 접고 본질적 문제인 의료개혁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필수의료 관련 법안을 우선 발의하겠다. 그동안 의료계 내부에서 저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해 나가는 것도 나의 숙제다."


의대 교수로서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론을 펼치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5월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크게 바뀔 이 시점에서 그간 연구했던 의료정책을 기반으로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정치 참여 계기를 밝혔다.  


"의정갈등 해소 중재자 역할, '보건의료개혁공론화특위'가 갈등 탈출구 되도록 노력" 


의대 증원은 5월 31일자로 확정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운동 및 총파업 등 수위 높은 행동을 예고한 상황이다. 전공의 집단사직 후 100일이 훌쩍 지났지만 의정갈등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그는 국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여당, 시민단체, 환자단체, 의료계 사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김윤 의원은 "어깨가 무겁고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진심으로 모든 분들을 설득하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치르고 난 다음에 기존보다 나빠지거나 변화한 게 없다면 너무 불행한 일 아니냐"며 "이번 의정갈등과 의료공백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까지 악화된 의정관계 원인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던 점을 꼽으며 아쉬워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이후 정부가 의대증원 논의를 대한의사협회와 밀실에서 하지 않았다면 다른 반응이 있었을 수도 있다"며 "전공의, 대학교수들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참여하고 정부는 2000명을 고수하지 않고 합리적인 숫자를 논의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보건의료개혁공론화특위'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김 의원은 내다봤다. 


김 의원은 "결국 모든 의료개혁은 입법, 예산, 재정 문제로 귀결된다"며 "국회가 공론화특위 등 논의기구를 만들어 갈등의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모두 합의해 의사 결정을 해야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22대 국회 의정활동으로 '지역·필수의료 관련 법안' 우선 발의


김 의원은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1호 법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법안 1개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 뿐 아니라 이해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인력·전공의·의료사고·공공의료 등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윤곽을 보여주고 단계적으로 발의할지는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필수의료 사안은 의료정책을 크게 바꿔야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부의 4대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방향성의 구성은 적절하지만 일차의료 및 공공의료 강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일명 '손에 잡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입체적이지 않은 게 큰 문제"라며 "예를 들어 건국대 의대의 정원을 늘려도 인력이 서울로 갈지 충주로 갈지, 늘어난 인력이 지역·필수의료 강화로 어떻게 연결될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의료체계 문제점 중 하나로 그는 "사람에 대한 보상이 박하고, 검사·약·재료에 대한 보상이 후하다"는 점을 꼽았다. 김 의원은 "전문가의 노력과 시간에 대해 더 보상하고, 중복처방 및 검사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갔으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우선 추진 법안을 설정했는데 여기에 지난 회기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및 임기만료로 폐기된 간호법이 포함됐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법도 마찬가지다.  


"보건의료인력법과 간호법 제정안 함께 추진하는게 바람직"


이들 법안에 대해 김 의원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간호법에 대해서는 "직종 간 갈등을 되풀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보건의료인력법과 간호법 제정안을 함께 추진하는 게 사회적 갈등을 줄이면서 여러 보건의료인력 업무범위를 더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총파업을 예고한 의협 측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과 환자를 위해서 뿐 아니라 의사들을 위해서도 총파업이 좋은 일일지 재고해달라" 며 "당장의 대응보다는 긴 안목을 가지고 현명한 방법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의료인들이 저를 통해서, 또 민주당을 통해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많은 문제들을 이번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저를 도구로 해결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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