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질환·전문의' 중심 상급종병 구조전환
政 "전공의 의존도 낮추면서 지도교수 확대·다기관 협력 수련모델 등 확립"
2024.12.26 10:22 댓글쓰기



[기획 1]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으로 촉발된 전공의 사직 이후 수련병원들 체질 개선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변화를 대한민국 보건의료 역사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대대적인 변화로 병원계는 상당한 우려감을 피력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진행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모집을 3차에 걸쳐 진행한 결과, 전체 47곳 중 31곳이 선정돼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이 65%를 넘어섰다. 3차에 선정된 31곳 외에도 상종병 5곳이 추가로 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신청서를 제출해 사실상 대부분 상급종병이 참여를 선언했다. 전공의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수련병원들의 입장은 그 어느때보다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구조전환을 통해 중증 진료 중심으로 병원 시스템 재편을 예고했지만, 병원들은 병상 감축으로 인한 수익 감소를 만회할 대책 마련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병상 축소로 인한 간호사 채용 감소를 포함 연관 분야에 미칠 여파 등도 예견되는 만큼 다양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편집자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월 27일 2024년 10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전환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사업추진 배경으로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의존도를 완화하고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는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현재 의료전달체계는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고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진료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등 효율성이 낮은 상태로 이번 사업을 토대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권역별 의료 협력을 강화해 지역 의료기관 기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핵심은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 역할 수행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과거 전공의들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해 밀도있는 수련을 제공하고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과도한 진료량 경쟁과 병상 확장 방향에서 벗어나 환자들 건강 증진과 의료 질(質) 제고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 사회적 차원에서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중증환자 진료비중 50%→70% 대변화


먼저 진료체계 개편에서는 중증 중심으로 전환된다. 중증 환자 진료 비중을 현재 50%에서 70%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적합질환 기준’을 새로 정의하고 중증 환자 분류체계를 개선해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반영한다.


중증환자 비중이 낮은 병원은 여건에 맞춰 일정 비율 이상 상향 목표를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수련병원들이 가정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병상 구조 개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을 지역별로 5~15% 감축하고 중환자 병상을 확대해야 한다.


서울권 대형병원은 병상 15%, 경기·인천은 10%, 비수도권은 5% 감축이 목표다. 다만 정책적 병상(중환자실, 격리병실 등)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 필수 기능을 유지한다. 


진료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진료협력도 강화된다. 권역 내 병원 간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의뢰·회송 체계 도입하고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른 전문의뢰제를 마련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비수도권 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하는 권역 외 협력도 인정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촉발한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전공의 수련 여건도 대폭 개선된다.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이 도입될 예정이다. 


또 수련 기능 강화를 위해 지도전문의 확대와 다기관 협력 수련 모델로 전공의에게 다양한 임상 경험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 의료진 중심 병원 운영체계를 확립한다. 




연간 3.3조원 - 3년간 10조 대규모 건보재정 투입


복지부는 이들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 2024년부터 연간 3.3조원, 3년간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항목은 중환자실 입원료, 중증 수술 및 마취료, 입원 병상 수가 인상, 병상 감축 및 중증 진료 비중 확대 등 성과 달성 병원에 차등 보상 등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외과계 몰락의 핵심 이유로 지목됐던 910개 고난도 중증 수술 및 응급수술 행위 수가 50% 인상한다는 구상이다. 


입원료 수가 인상의 경우 2~4인실 병실에 대해 7만5000원을 추가 가산하며 이를 위해 연간 2100억 원을 지원한다. 중환자실에는 30만원, 특수병실에는 10~20만원을 추가 가산하며 연간 4,600억 원이 투입된다.


중증수술 수가 인상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910개 중증수술 수술료를 50% 인상해 3500억원을 지원한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와 응급센터 내원 후 24시간 이내 시행된 중증 응급수술 수가를 가산하며 1500억 원이 배정된다.


24시간 진료 지원도 이뤄진다. 4시간 진료 기능 유지를 위한 정책수가로 7300억원을 지원하고, 전문의 진료 정책수가를 통해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에게 5만원,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에게 2만5000원을 가산하며 총 3000억원이 책정됐다. 의뢰·회송 수가 개선: 전문적 의뢰와 회송이 이뤄진 경우 수가를 가산하며 연간 1000억원이 지원된다.


성과 평가 기반 보상을 토대로 병상 감축 이행 병원에는 감축된 병상 수의 진료비 감소분 30%를 지원하고 중증 환자 비중 확대 및 진료협력 체계 구축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1조원의 차등 보상이 이뤄진다. 이 같은 지원 방안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의료체계 전환과 진료협력 체계 강화를 촉진하기 위한 재정적 뒷받침으로 평가된다.


시범사업 3년 진행→2025년 평가·2026년 지급


시범사업은 2024년 10월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성과 평가를 통해 ▲병상 감축 ▲중증 환자 비중 ▲진료 협력 체계 구축 실적에 따른 차등 지원된다. 


복지부는 이 같은 변화를 토대로 기대 효과 ▲중증·응급 환자 치료 효율성 증대: 중환자 중심 의료체계 구축 ▲지역 의료기관 역량 강화: 상급종합병원과의 협력 확대. ▲전공의 수련 질 향상:근로환경 개선과 밀도 있는 교육 제공 ▲의료비 부담 경감: 중증환자 치료 시 추가 본인부담 방지을 기대 효과로 꼽았다. 


2024년 10월부터 사업 신청 접수를 시작했으며 병상 감축 이행을 확인 후 수가 지원과 성과 지표에 따른 보상은 2025년 실적 평가 후 2026년부터 지금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이 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상급종합병원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돕는 핵심적인 정책 변화가 될 것” 라고 강조했다.


3차 추가모집…전체 47개 중 31개 기관 참여


가장 최근인 11월 7일에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3차 참여기관으로 총 13개소(강릉아산병원, 건국대병원, 건양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부산백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조선대병원, 충남대병원)가 추가로 선정됐다. 


이들은 ▲병상감축 계획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참여(미참여 기관은 신규 신청) ▲구조전환 이행계획 등을 토대로 선정자문단 심의를 거쳐 선정됐다.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9개소를 포함해 13개 상급종합병원이 추가됨에 따라 전체 47개 상급종합병원의 65%인 31개소가 구조전환에 참여했다.


정경실 의료개혁 추진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은 종합병원과 지역 병의원에 이르는 바람직한 전달체계 확립에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돼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로 차질없이 이어지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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