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재정 추가 투입 결정에 따른 누수 우려에 대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의 순부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9일 보건복지부는 의료 공백을 메우는데 쓰인 건강보험 재정 총 2조원 중 실제 비상진료 관련 건강보험 지급액은 8월말 기준 5696억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나머지 1조1500억원은 수련병원 선지급 금액으로 이는 향후 지출을 미리 지급하는 것으로 건강보험 재정 영향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6일 열린 올해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선 월 2085억원 규모의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 방안 연장을 의결했다. 이는 응급·중증 환자의 진료 공백을 막고, 환자 불편을 줄이는 데 쓰인다.
복지부는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방안을 수립해 지난 2월 20일부터 시행, 다달이 1880억원가량의 지원액을 쏟아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린 건정심에서 2200억원으로 금액을 늘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8월분 수련병원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액 1조1572억원이었다.
또 7개월간의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7579억원, 추석 연휴기간 추가 지원액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입하기로 한 건강보험 재정은 1조9436억원에 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의료대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해 재정 적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주민 대책위원장은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 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가 자신들의 실패를 수습할 때 쓰라고 있는 돈이 아니”라고 비난했다.
강성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도 “건강보험 재정 투입으로 이번 의료대란을 수습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건강보험의 정책 실패가 아닌 정부 정책 실패인데도 정부는 사태 수습 과정에서 국가 예산이 아닌 국민이 적립한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 보험급여과는 “2023년 년 말 기준 건강보험 준비금은 약 28조원 규모로 양호한 재정 여건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 의료공급·이용체계 유도, 재정 누수 방지 등 지속적인 지출 효율화 등을 통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