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는 시대 흐름, 거부하면 의료계 손해"
고형우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2022.08.22 05:50 댓글쓰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비대면진료를 중단하고 관련 논의를 의료계 주도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 반하는 정부 입장이 나왔다.


비대면 진료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국민이 이를 활용하게 될 경우 다시 그 범위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에선 여론을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이다.


21일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사진]은 “중개플랫폼, 전화 등에 의한 비대면 진료가 국민들에게 인식되면 간극이 좁혀지기 쉽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 과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비대면진료를 경험하게 되면 사실상 제도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현재는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여론에 밀려 예상보다 규제를 많이 풀어야 하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의료계에선 비대면진료를 ‘한시적’으로만 여기고 있다. 규제들을 제도화하면서 기준을 잡아가야 하는데 마냥 거부하다가는 여론에 밀려 더 많이 풀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다.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이후 플랫폼 업체들의 과열경쟁 양상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의약계와 갈등을 빚었다.


"사실상 제도화 수순으로 많은 규제 풀릴 수도" 시사


복지부도 각종 플랫폼 서비스가 의료법, 약사법 등 현행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서게 된 것이다.


최근 공개된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안)’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위법 사항을 원천봉쇄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이드라인은 ▲환자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오·남용 조장 금지 ▲환자의 의료기관 및 약국 선택권 제공 및 호객행위를 통한 침해 금지 ▲약사법·의료법상 담합행위 알선·유인·중재 행위 금지 ▲환자와 의료인·약사 개인정보 보호 등을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 개정안을 공고했다. 적용 기간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 위기경보 발령 때 만이다.


여기에는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해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이 명시됐다. 환자의 경우 병·의원을 지정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고형우 과장은 “결국 관련 법이 만들어져야 제도화가 완성된다. 의료계에서 안(案)을 먼저 제시해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선 주도권을 가지고 협의만이라도 임해 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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