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외상팀에 소속돼 24시간 외상센터 업무만 전담토록 하는 규정 때문에 일선 의료기관에선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13개 권역외상센터 대다수는 전문의뿐만 아니라 전임의 과정 교육을 위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이종복 대한외상학회장(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5일 ‘제3회 환태평양 외상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권역외상센터가 가진 문제를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제한 완화와 전임의 과정에 대한 교육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며 “이는 외상센터를 운영 중인 의료기관이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를 해당 권역 내 발생한 중증외상환자의 최종치료기관으로 설정, 365일 24시간 상시 응급수술 및 중환자치료를 전담토록 했다.
특히 외상팀 구성을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를 반드시 포함시키고,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원인력으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전문의 확보에 일선 병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담 인력 확보 필요성 측면에서 이해되지만 정형외과, 신경외과까지 포힘사키는 것은 현실적 의료 환경을 고려치 않은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종복 회장은 “외래 환자를 많이 보는 정형외과나 신경외가 의사를 외상센터에만 전담토록 한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며 “미국에서도 이들 의사는 자문의사로 호출시 응하도록 돼 있지만 우리는 반대”라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학회 차원에서는 각 권역외상센터의 의견을 취합, 전문의뿐만 아니라 전임의 교육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 회장은 “전임의 교육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다행히 방안을 마련 배려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상팀 구성은 시행 초창기라는 이유로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역대 최대 규모 ‘환태평양 외상학술대회’ 성료
대한외상학회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서울 광장동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제3회 환태평양 외상학술대회’를 국군의무사령부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Trauma, trust us’를 주제로 설정한 이번 대회에는 민간병원에서 약 500여명,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군병원에서 200여명 등 총 700여명의 외상관련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들이 참여했다. 국외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50여명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대형 재난에 대비한 효율적인 의료 대응태세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 교통사고 환자의 이송, 치료 체계의 개선점에 대해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공단과 합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또 중국응급의학회의 Li Chunsheng 회장을 초청, 최근 중국의 외상치료체계 구축 현황을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대한외상학회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전임 회장단을 초청, 우리나라 외상학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과 함께 성대한 기념식 및 축하공연도 가졌다.
이종복 회장은 “작년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이 고조된 상황에서, 교통사고 등에 의한 외상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형재난에 대비한 준비태세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있게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상 환자를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작게는 외상팀 내부, 크게는 외상관련 단체와 기관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역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