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응급실 의사, 간호사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40대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응급의료를 방해하는 행위는 환자에게 큰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엄벌해야 한다는 게 판결의 취지다.
춘천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3)를 징역 8월에 처하고 형 집행을 2년 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4월29일 11시경 A씨는 허리통증으로 강원도 소재 공공의료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공중보건의사에게 “너 나 몰라? 내가 원래 맞는 주사 있으니까 그거 빨리 놓아라. 어린놈의 새끼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러냐. 네 애비여도 나를 이렇게 치료할거냐?”고 소리쳤다.
당직 공보의가 응급환자인 골절환자부터 진료하려고 하자 욕설을 하며 “내가 응급환자인데 왜 저 사람 먼저 하냐”며 손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했다.
A씨는 한 달여 뒤인 5월 21일밤 9시경 또 응급실을 찾았다. 간호사가 인적 사항을 물어보자 “나 모르냐, **새끼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고는 웃옷을 벗어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이면서 동행한 남성에게 입을 벌리라고 한 뒤 자신의 주먹을 입에 넣은 후 "깨물어 봐, 가족 의리는 지켜야 하는 거야"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주일 뒤인 5월 28일 새벽 2시 경 그는 응급실을 또 찾아서는 공보의에게 “**새끼 눈알을 뽑아 버린다, 혓바닥을 뽑아버리겠다. 너도 나처럼 척추 뼈를 부러뜨리겠다”고 소리치며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문신을 보이며 욕지거리를 한 후 시가 70만원 상당의 혈압계 2개를 집어던지기까지 했다.
총 3차례에 걸친 응급의료방해 행위로 결국 A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병원 응급실은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숙하고 편안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훼손할 경우 그 피해와 위험성이 커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가 응급실에서 공보의와 간호사에게 문신을 보여주며 폭언을 하는 등 소란을 부림으로써 의료진 뿐 아니라 응급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수회의 폭력 전과가 있기는 하지만 당시 우울 및 충동조절장애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