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5년을 맞은 닥터헬기의 적극적 운영을 위해서는 관련 법령 신설 및 예산 증대가 필수적이라는 데 관련 부처 및 전문가들이 뜻을 같이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9일 ‘항공응급의료,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닥터헬기는 도서·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전문 의료진이 탑승,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응급의료 전용헬기다. 응급의료 수혜 격차를 해소하고 응급환자 사망과 장애 감소에 기여할 목적으로 2011년 인천에 처음 도입, 현재까지 총 6대가 운영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충남지역에서 보안 문제로 헬기 파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시행 이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허점이 드러난 닥터헬기 사업의 재점검을 통해 적극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한국항공응급의료협회 이강현 회장은 “닥터헬기 목표는 요청 5분 내 출동인데 실제로는 8분 정도 된다”며 “이송되는 환자가 중증외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단축시켜 1시간 내 수술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김오현 교수도 “병원 간 이송체계는 편하지만 구급차에서 헬기로의 환자 인계점이 부족해 소방대원이 헬기를 부르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학교 운동장을 활용하거나 옥상대기가 가능해지면 지금의 출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이와 같은 닥터헬기에 대한 구체사항을 다룰 때 근거가 되는 법령이 없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권근용 사무관은 “정책적으로 닥터헬기가 국내에서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법령 및 안정적 예산이 필수적이나 아직까지 응급의료 전용헬기에 대한 근거가 되는 구체적 법령이 없다”고 밝혔다.
권 사무관은 “닥터헬기 운용지침 상 필수장비 및 의약품 목록, 인계점 관리자 지정과 관리원칙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입법화 중”이라며 “연말쯤 본회의에서 통과가 된다면 내년 말부터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헬기 파손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전용계류장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근용 사무관은 “실질적 운영에 있어 격납고나 전용계류장이 없다 보니 보안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설치예산을 확대해 격납고뿐만 아니라 CCTV 및 야간경비 인력을 두고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정부 뿐 아니라 닥터헬기 소재 지역의 시도 지자체 및 병원들 협조도 필요한 부분”이라며 “응급의료기금을 통해 예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어 앞으로도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권 사무관은 “닥터헬기 사업 시행 당시 2017년까지는 안전운항을 절대적인 목표로 삼기로 했었다. 의료인이 탑승하는 헬기에서 사고가 난다면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18년부터는 배치 및 운영 경험 축적을 바탕으로 헬기 배치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MC 중앙응급의료센터 윤한덕 센터장도 “인계점 설정과 격납고 설치를 위한 예산확보 등에 있어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홍보를 활성화해 지역에서도 닥터헬기 사업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