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환자경험평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상향 평준화된 점수공개가 아닌 기관별 격차를 가릴 수 있는 변별력을 확보하고 주관적 데이터의 객관화를 입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환자경험평가가 의료 질의 한 축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평가방식에서 큰 틀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의료질향상학회는 최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2018년 가을학술대회를 열고 ‘환자경험과 의료 질(質)’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 울산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는 “환자경험은 일련의 진료과정을 통틀어 환자 심리와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상호작용으로 정의된다. 환자경험은 질 평가 영역에서 과정지표로 작용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환자경험은 환자만족과 또 다른 형태로 구분이 가능하다. 만족은 결과지표로 점수화가 가능해 등급이 설정될 수 있다, 장단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새로운 환자경험평가에는 만족과 경험을 아우르는 ‘환자중심성’을 담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흐름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벗어나 경험에 대한 결과를 직접 환자가 평가하는 형태로의 변화를 말한다.
조 교수는 “환자들은 개별적 관심과 배려를 원하고 있다. 외형적 친절이 아니라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의료기관을 비롯해 의료인, 정부가 머리를 맞대서 관련 내용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내년 2차평가 시행·종합병원급 확대 검토···개선방안 적용 고심 중
지난 8월 1차 평가결과를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내년에 있을 2차 평가를 준비 중이다. 이미 1차 평가를 통해 추진에 대한 방향성이 확고해진 만큼 개선된 방안을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심평원 환자중심평가부 서소영 부장은 “1차 평가에서는 평균점수가 83.94점으로 집계됐다. 선형화 방식을 채택해 점수 자체가 높게 나왔는데 산출방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평가에서 표준편차는 3.5% 수준으로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를 감안한 2차 평가를 설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 95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1차 평가와 달리 2차 평가에서는 종합병원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서 부장은 “2차 평가를 준비하면서 대상기관 확대 논의를 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종합병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이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보험평가과 홍정기 과장 “환자경험평가는 사회적 요구와 의료계 우려가 뒤섞인 형태로 시작됐지만 그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지만 주관적 감정을 객관화된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도록 보다 심도있는 고민과 개선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