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학장이 바뀌었다. 서남의대에 쇄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서남의대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적으로 과장급 이상은 대부분 보직 이동이 있었다. '더욱 잘해보자'는 의미다. 교칙 개정도 있었다. 사립대는 이사회 입김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 학교는 그 영향이 더욱 컸다. 원래 학칙은 정관에 따라, 정관은 사학법시행령에 따라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 이를 위반한 학칙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학장을 임명하는데 이사회 승인을 얻는 것이다. 원래 정관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다. 이사회의 영향력을 줄여보고자 지난 2월 대학 전체 교직원이 모여 학칙을 개정했다."
- 서남의대가 2013년 새 학기를 정상적으로 맞을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교수들 태부족은 이러한 우려를 더했다. 새 학기에 대한 준비는 충분한 상태인가.
"1학기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매체에서 외과 교수가 내과학을 가르친다는 보도가 났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보다. 우리학교 전산 시스템 상 전임 교수만 교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현재 내과 전임 교수가 없어 외과 교수가 수업을 개설한 것 일뿐 실제 수업은 그 분야 전문가에 의해 이뤄진다. 부족한 교수는 조선대나 전남대 등에서 임용한 시간 강사와 위촉한 외래 교수로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 추가적인 교수 임용은 필수다. 학생들 역시 85명 이상의 전임 교원을 2년 내 확보 및 유지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전임 교수 확보 방안이 있나.
"전주예수병원과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다. 전주예수병원은 지난 1월 22일 3년 동안 우리학교와 임상교육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발전 및 전문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주예수병원과의 협의로 85명까지는 어렵더라도 많은 수의 교수들을 전임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전주예수병원을 퇴사하고 서남의대 전임교수로서 병원에 파견되는 형태를 띨 가능성이 크다. 교육 자격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2년 안에 85명을 임용하기는 어렵더라도 의평원 인증을 받기 전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다."
- 그간 의평원 인증을 사실상 거부해왔다. 왜 그러했는지?
"인증평가를 받지 않았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학교 내부에서는 인증평가를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교수 입장에서는 인증평가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인증 받은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을 테고, 교수의 복지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시설과 인력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재정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설립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인증평가를 받겠다고 요구하면 이사회 측에서는 돈 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사회는 의평원 인증평가가 의무사항도 아니고 이미 교과부의 인증을 받은 대학이기 때문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 향후 의평원의 인증평가을 받을 계획이 있는지.
"물론이다. 의대 교수들끼리 의평원 인증에 대해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교수들끼리는 올해부터 인증 준비를 시작해 2016년 평가를 받는 걸로 협의를 했다. 그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 학생들은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평원 인증을 못 받으면 의사국시 자격을 얻지 못 할 수도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이 법에 적용을 받는 지금의 신입생들이 그렇다. 어떻게 생각하나.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지난 2012년 평가인증기구로부터 인증을 받은 의대를 졸업한 경우에 한해 의사자격시험 응시자격을 주도록 의료법이 개정됐다. 2017년 2월 전까지 인정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 해 신입생부터는 국가시험 응시가 제한된다. 하지만 서남의대 학생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의평원이 고등교육법상의 인정기관(평가인증기구) 자격을 얻지 못했고, 자격을 얻는다 해도 의료법 부칙에 따르면 학교별 인증 결과가 1회 이상 공개되기 전에 입학한 사람에 대해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계속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교수의 속도 말이 아닐 것 같다. 학교를 떠나는 교수들도 많은데 학교를 지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실대학에 있는 교수가 무슨 교수냐, 네 밥그릇 때문에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때면 그만두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너무 자존심 상한다. 실제 임상 교수들은 많이들 그만두셨다. 그럼에도 교수들이 남아있는 이유는 학교가 정상화 되는 과정에서 재단의 지원이 없거나 대책이 없을 때 학생들 학습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교수들이기 때문이다. 혹여 의대가 폐쇄돼 학생들이 각기 다른 의대로 편입된다 할지라도 가기 직전까지 수업을 받아야 학생들의 학점 취득, 진급 등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학생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 현재 교과부를 상대로 의과대학 임상실습 학점 취소 및 의학사 학위 취소 조치 등 3개 명령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했다. 만약 재심의 신청이 기각되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모른다. 결과가 어찌됐든 우리 입장은 똑같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처분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 이달 18일까지 감사처분 결과 이행 상황을 교과부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 준비는 어디까지 진행된 상태인가.
"학교 전체에서 대대적인 보직 교체가 있었다. 아직 담당자도 결정되지 않았다.
- 지금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되고는 있지만 설립자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각종 변화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데.
“사실은 그 말이 맞다. 전주예수병원과 3년 협약을 맺었지만 지금의 협약이 그때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답을 줄 수 없다. 지난 2월 13일, 협약관계를 인정한다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었다. 이사진이 서명한 서류까지 보관하고 있지만 언제 파기될지 모른다. 만약 이사회가 약속을 뒤집고 의과대학 운영에 부당한 개입을 시도할 경우 문제가 커질 것이다. 2013년 1학기만큼은 보장된다. 하지만 계속 지켜봐야한다. 그 외 다른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 서남의대 정상화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절실한 지원은 무엇인가.
“임시이사 파견이다. 이는 서남의대와 학생, 그리고 서남대학교 전체의 요구 사항이다. 임시이사가 파견돼 학교에 와서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만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돼 학교 폐쇄를 결정하면 그때는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내일이라도 임시이사가 왔으면 한다. 그런데 교과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