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으로 알려진 제1형 당뇨병의 희귀난치질환 지정을 위한 갈증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선 진료현장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의료진들이 희귀난치질환 지정을 위한 논의를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당뇨병연합과 천정배 의원, 전혜숙 의원, 김승희 의원이 최근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제1형 당뇨병의 희귀난치질환 지정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당뇨병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한 곳으로 모아졌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불가역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인슐린 의존성이 높은 당뇨병 환자들보다 혈당의 오르내림이 심하고 이로 인한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이 크다.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며 혈당 관리 방법 또한 평생 동안 적시, 정량의 인슐린을 주사기 등을 통해 체내로 주입하는 것 이외에는 표준치료(stardard care)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는 "1형 당뇨병은 환자 수가 적고 완치가 불가능함에도 아직 희귀난치질환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며 "객관적인 역학 조사와 중증도에 따른 질병 세분화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정의를 보면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른 질환을 일컫는다.
질병관리본부에서 희귀질환 지정을 위한 검토 작업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 희귀질환 지정 목록을 보면 927개(2018.10.5 현재)로 희귀질환자 산정특례 적용(본인부담금 10%로 경감), 저소득 건강보험가입자에게 희귀질환자 의료비지원사업에서 요양급여 본인부담금이 지원된다.
하지만 1형 당뇨병 치료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예컨대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펌프 등 환자 편의 및 인슐린 투여 효율을 위한 장치가 턱없이 부족하다.
채 교수는 "기본적으로 인슐린 주사요법 외에 다른 치료가 없다"며 "최근 췌도이식 등 완치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요원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이문규 교수도 "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관리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할 과제들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에서 제1형 당뇨병에 대한 희귀난치질환 지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관련 논의조차 본격적으로 진행된 바 없다.
이 교수는 "최신 의료기기들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돼 왔지만 측정된 혈당 정보가 적정한 인슐린 투여 및 관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적정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제때 진단받고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권역센터 지정 및 확대와 운영 지원도 실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혈당관리를 위한 소모품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등 많은 진전이 있었다.
신충호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서울의대)은 "이로 인해 환자들이 좀 더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신 회장은 "1형 당뇨병의 희귀난치질환 지정은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라며 "1형 당뇨병의 사회적 인식 향상과 적절한 치료 기회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