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으로 산재 판정 지연···산재병원 과부하
2019년 80.3일→올해 164.1일 소요···2만1022건 중 1만6516건 수행
2024.10.21 18:17 댓글쓰기

올해 의료대란 여파로 산재 판정을 위한 특별진찰(특진)을 받는 데만 무려 반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80.3일에서 올해 164.1일까지 폭증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특진은 노동자가 업무상질병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을 때 업무와 질병 사이 연관성을 조사토록 하는 제도로,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과 산재보험 의료기관 중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서 특진을 받을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특진 의뢰건수는 8월 기준 2만1022건이었다. 


지난해 2만5365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만건 이상을 기록했지만, 이는 8월 기준이기에 현 추세라면 올해 의뢰건수가 3만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2019년에는 의뢰건수(6025건)과 진찰완료건수(6019건)가 대략 일치했다. 그러나 올해는 2만1022건의 의뢰건수에 비해 진찰완료건수는 1만516건에 불과해 5000건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산재병원이 특진 의뢰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가 늘어 산재병원의 과부하가 심해지며 특진 소요일수도 덩달아 늘었다. 


올해 특진 소요일수는 8월 기준 164.1일로, 지난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진을 받으려면 지난해보다 2주 반가량(18.6일), 2019년보다 3달가량(83.8일)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질환별로는 근골격계질병 소요일수가 급증했는데, 특진 소요일수는 지난 8월 기준 148.4일이었다. 전년 대비 1달(30.5일), 5년 전 대비 3달 가까이(89.8일) 늘어난 수치다. 


또 소음성 난청의 특진 소요일수는 올해 8월 기준 180.1일이었다. 전년 대비 1주 이상(8.8일), 5년 전 대비 2달 이상(65.6일) 늘었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특진이 늦어져 산재 신청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0월 제조업 근로자로 특진 의뢰를 한 A씨는 올해 5월 31일에도 산재병원으로부터 특진 날짜조차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주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의료대란을 해결하지 못해 전국민의 건강을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산재병원에서도 진찰을 원하는 환자들이 모두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상질병을 얻은 노동자가 특진이 늦어져 고통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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