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수의료와 관련 모든 시선과 관심이 ‘의사’에만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현장에서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간호사 지원사업이 예고돼 귀추가 주목된다.
격무에 보상도 미미한 탓에 의사는 물론 간호사들도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의료인력 확보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병원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총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필수의료 간호사 양성체계 구축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을 통해 의사와 함께 필수의료 현장을 지켜내는 간호사 양성이 이번 사업 취지다.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집중치료실 등 소위 종합병원 필수병동 배치 간호사의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이들의 교육을 담당할 교육전담간호사 인건비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필수병동 간호사 52명 당 교육전담간호사 1명의 인건비로 월 310만원을 지원한다. 가령 필수의료 분야 간호사가 104명일 경우 교육전담간호사 2명의 인건비 620만원을 받는 구조다.
복지부는 교육전담간호사 255명에 대한 인건비로 2024년 예산안에 98억3300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
교육전담간호사는 임상경력 3년 이상인 간호사 중 관련 필수교육 이수자로 자격을 제한했다. 필수의료 간호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인 만큼 교육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필수의료 간호사 양성지원 사업’ 참여기관을 공모하고 선정 및 준비작업을 거쳐 오는 2024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원기관에 대한 모니터링 및 교육 프로그램 평가 등을 통해 지원사업 확대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력난은 비단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간호사 역시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며 필수의료 인프라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병상을 비우는 사태가 속출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은 병원을 떠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에서 퇴사한 간호사가 463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입사 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간호사는 2736명으로 전체 퇴사자의 59.0%였다. 특히 입사 후 1년 안에 병원을 그만둔 간호사도 1971명에 달했다.
국립대병원에서 입사 후 짧은 기간에 간호사 퇴사율이 높은 이유로는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따른 업무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국립대병원에서 인력 부족을 이유로 매년 간호사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승인하는 규모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2021년 국립대병원 15곳에서 간호사 총 1905명 증원을 요청했으나 정부 승인 규모는 1338명로 승인율 70.2%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15곳에서 간호사 총 3488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정부 승인 규모는 1810명(52.4%)에 그쳤다. 올해는 299명 증원 요청에 정부 승인 규모는 118명(39.5%)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