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병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제2병원을 설립한다. 앞서 논의됐던 당진 분원은 일단 보류 시켰다.
충남대병원 이사회는 최근 중장기 발전전략 회의를 갖고 분원 설립에 대해 세종시에 먼저 병원을 설립한 후 서해안 제2병원(당진)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세종시 공식 출범과 함께 정부 부처들이 속속 입주를 시작하면서 분원 추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최종 설립지를 세종시로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 병원 건립은 국가는 물론 충청 지역이나 충남대병원 발전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병원 구성원 간에 형성되면서 쉽사리 결론이 내려졌다.
충남대병원이 제2병원 설립지로 세종시를 낙점함에 따라 그 동안 추진됐던 당진의 서해안 분원은 당분간 유보 상태에 빠져들 전망이다.
실제 충남대병원은 충청권 지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수년 전부터 당진시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에 서해안 제2병원 건립을 준비해 왔다.
이미 현지조사와 외부 전문기관의 타당성 분석을 마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에 2012년도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상태였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은 갑작스레 당진의 경우 사업자 미선정 등 사업 추진에 진척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세종시에 분원을 우선 설치키로 결론을 내렸다.
때문에 당진 지역민이나 관련 사업주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서해안 제2병원 건립 자체를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차후 여건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세종시 분원의 성공적 설립이 당진 분원 준비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서해안 제2병원은 세종시 분원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충남대병원의 세종시 선택 배경은 상당한 이해득실을 계산한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충남대병원은 분원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승인 및 국고지원을 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의견을 접하면서 급격히 세종시로 궤도를 수정했다.
뿐만 아니라 세종시에 수도권 대형병원이 먼저 진입할 경우 대전 지역 환자유출에 따른 타격이 적잖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충남대병원 측 역시 “세종시가 대전과 인접해 있는 만큼 수도권 대형병원이 진출할 경우 환자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병원 발전에 큰 위기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