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판 폭주 억울한 삼성서울병원
야당·시민단체 '삼성 특혜' 의혹 제기…병원 '국가가 방역 뚫린거' 반박
2015.06.11 20:00 댓글쓰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삼성서울병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병원으로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에서는 병원의 환자관리 비판에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정두련 과장이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해 책임공방이 벌어졌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이 “삼성서울병원이 지금 문제를 상당히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삼성서울병원이 뚫려서 수퍼전파자가 나오는 형국”이라고 문제제기를 한 데 따른 답변이다.


정두련 과장 답변에는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확진환자들의 감염 경로로 지목되고 있는 14번 환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기준 삼성서울병원 확진환자는 55명으로 정형외과 외래진료를 본 115번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54명은 모두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응급실에 체류하며 14번 환자에 노출됐다.


이 기간 동안 병원이 환자, 보호자, 의료진 등을 보호할 수 없었던 것은 14번 환자가 내원 전(前)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로부터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29일에서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처음 들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정 과장은 “14번 환자는 다른 병원을 거쳐 온 폐렴환자에 불과하다고 봤다.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가 집단 발병했다는 정보가 없이는 진단할 수 없다”며 “삼성서울병원에서 1번 환자를 진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동에 다녀왔다는 단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가 응급실 내원 당시 메르스 선별 문항지를 적용했지만 중동 여행력이나 메르스 환자 노출력은 없어 메르스를 의심할 근거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野 의원들 잇따라 "삼성서울병원 폐쇄" 주장 펼쳐


이와 더불어 "삼성서울병원에 정부가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날 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완전히 치외법권 지대처럼 다뤘다"며 “삼성서울병원이 허술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전혀 체크가 안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일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도 맥을 같이한다. 심 대표는 지난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정부가 메르스 병원명 공개를 거부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병원명 공개를 끝까지 막으려고 했던 게 삼성병원이 개입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추후에 국회 차원의 엄중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환자 발생이 늘어나자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과 같이 병원을 폐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3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후 현재 폐쇄 중인 반면 삼성서울병원은 55명의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폐쇄조치가 없어 형평성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 역시 "평택성모병원보다 더 많은 확진 환자와 수퍼환자가 발생한 삼성의료원은 일부 폐쇄를 검토하지 않느냐"고 비판했으며, 정의당 정진후 의원도 "평택성모병원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되고 삼성서울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5월 20일 최초 메르스 확진 당시부터 질병관리본부 및 합동대책본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병원에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담당관, 서울시 공무원 등이 상주하며 환자 노출자 파악 및 격리 등의 전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송재훈 원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메르스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에 신속히 전달하고 있으며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스 현장 사투 의료진 사기저하 우려


일각에서는 병원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사기저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2000여명에 달하는 격리 대상자 중에서는 의료진과 직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남아있는 사람들의 업무가 가중됐음에도 메르스 병원이라는 눈총에 힘이 빠진다는 지적이다.


일명 ‘메르스 의사’라고 불리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의사 A씨(35번 환자) 역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을 무개념 의사로 매도했다고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A씨는 앞서 여러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엉뚱한 희생양이 됐다”며 “박원순 시장이 이번에는 틀렸다.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식당게시판에는 의료진과 직원들이 스스로를 격려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이 게시글에는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을 겁니다", "모두 힘내요", "화이팅" 등의 손글씨가 적혀 있었으며 3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또한 게시글에는 “삼성병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모두 파이팅입니다. 당신들을 믿기에 메르스 곧 퇴치될 겁니다”, “역시 삼성서울병원 최고입니다” 등의 응원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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