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 이어 이번에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하고 무더기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실제 11명은 학교에 의해 중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일부에선 처분이 과하다고 주장하며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인하대에 따르면 학생상벌위원회는 술자리에서 의대 동기 및 선후배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을 한 5명에 대해 무기정학을 내렸다.

또 같은 혐의로 6명에는 각각 유기정학 90일의 징계처분이 이뤄졌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3일 이뤄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경 후배들을 불러 점심을 사주며 ‘스나마를 고르라’고 종용했다. 스나마란 ‘얼굴과 몸매 등이 별로지만 그나마 섹스를 하고 싶은 사람’을 뜻했다.
 
또 5월에 있었던 교내 축제 주점에서도 ‘스나마를 골라보라’며 여학생들이 언급되면 ‘걘 지금 불러도 할 수 있다’, ‘얼굴이 별로니까 봉지를 씌우고 하면 되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인하대 학생상벌위원회는 해당 11명의 남학생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가운데 무기정학을 받은 4인과 90일의 유기정학을 받은 3인은 “동성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이성에 관한 얘기가 충분히 오르내릴 수 있다”며 처벌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동기 및 후배 여학생들을 진지하게 성적인 대상으로 삼거나 평가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농담조로 이성을 언급한 일”이라며 “대화가 이뤄진 자리는 남학생들만의 모임이었으므로 여학생들이 직접 듣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은 아니다”며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하고 가처분 신청비용을 학교에서 부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해 학생들은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그동안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려 왔다. 가해자들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도록 학우 여러분들 및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의대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요구한 대로 가처분 신청이 수용되면 의과대학 특성상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이 하루 종일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피해자들이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노출되는 점 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1년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남학생 3명은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성추행 장면을 카메라로 찍은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제추행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2년 6개월, 1년6개월 등의 실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