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손실 4조, 보험사-의료기관 '선의의 견제' 필요"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 "현 수준 지속되면 5년 누적 위험손실액 30조원 추정"
2022.11.26 06:23 댓글쓰기



현재 논란이 많은 실손의료보험 지속성 담보를 위해 보험사와 의료기관 간 '선의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지난 25일 개최된 한국보험학회 및 한국사회보장학회 공동 정책세미나에서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 정성희 실장은 "의료공급측면 제도 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환자 재정대리인(보험자)이 진료대리인(의료기관)과 선의의 경쟁 및 견제를 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성희 실장에 따르면, 그간 실손의료보험이 4세대까지 개편을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보험회사 실손의료보험 손실액은 4조원에 달한다.


현재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실손보험의 향후 5년간 누적 위험손실액은 약 30조원으로 추정되며 10년 이내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17% 보험료 인상, 5년 이내 정상화에는 21% 인상이 요구된다.


정 실장은 "특히 비급여 지급보험금 가운데 근골격계가 36.7%, 안질환이 14.3%로 전체 비급여 지급보험금의 5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근골격계질환을 포함 상위 5개 질환이 전체 지급보험금의 73.8%를 차지하며 안질환은 2021년 지급보험금이 2019년 대비 2배 증가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세부 항목별로는 도수치료(14.7%)와 조절성 인공수정체(11.7%) 등의 항목 비율이 높으며 특히 의원급은 조절성 인공수정체(24.6%)와 도수치료(21.5%)만으로도 비급여 금액 비중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종별로 보면 의원 지급보험금이 37.6%, 병원이 25.5%로 전체 지급보험금의 63.1%다.


특히 비급여 비율은 요양병원과 의원이 각각 85%와 80.7%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대비 2배 이상 높다.


보험 지속성 제고를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되면 노년층의 보험료가 매우 높아지므로 보험 혜택이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타 연령대 대비 가입률이 낮아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정 실장은 "제3자 지불제인 국민건강보험은 공단과 의료기관 간 제도남용 방지를 위한 견제기능이 있지만 상환제인 실손보험은 이 같은 기능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공급자는 소비자에 비해 의료서비스 질과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우위적 위치이므로 건강보험 공급 지속성 및 효율성을 위해서는 의료공급에 대한 효과적 정책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의료기관이 민영건강보험 적용수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험회사에 가격책정 사유를 제출하고 호주는 연방정부 가이드라인 하에 보험사와 민영건강보험 적용수가를 합의하는데 우리나라는 비급여에 대한 의료 공급 통제 제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영양주사나 도수치료 등 의료행위 여부가 불분명한 비급여 항목 치료인정기준을 마련하고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복지부 고시, 실손의료보험 약관 등 제도 변경에 따른 특정 비급여가 단기간에 임의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같은 현상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