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공감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 주목
6개센터·13개기관, 지침 합의…초응급환자 이송병원 선정·통보시 환자 수용 등
2023.08.04 11:31 댓글쓰기

올해 3월 추락한 10대 학생이 응급실을 전전하다 사망한 사건을 겪은 대구시가 약 5개월 만에 지역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한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을 선제적으로 내놨다. 


이는 '초응급중증', '중증응급' 등 환자 중증도에 따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을 선정·통보하면 병원이 이를 의무적으로 수용하는 게 골자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서 정부가 제시한 대책 중 하나인 '응급실 환자 수용 의무화' 등에 의료계 반감이 컸던 상황에서, 지자체가 지역 병원계와도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에 타지역에서 지역 응급의료체계 모델을 구축하는데 참조할 선례가 될지 주목된다.  


'초응급중증' 선정의무수용, '응급중증' 2곳 문의→6곳 상황 전송→치료이력 등 기준 선정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표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병원을 선정·통보해 의무수용케 하는 대신 지역 특성에 맞는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를 세운다.  


앞서 이 같은 발상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는데, 전문의 부재 및 장비 등 환경 미비 등의 상황에서 의무 수용은 환자 안전을 오히려 위협한다는 취지였다. 


이번에 대구시가 내놓은 대책에는 이 응급실 선정 및 이송통보 단계가 구체화돼 있어 눈여겨볼 만 하다. 대구시 보건복지국은 2일 대구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 대책을 소개했다. 


기존에는 응급환자 발생 시 119 구급대가 전화 문의로 응급의료기관에 수용가능 여부를 의뢰했다. 


이번 대책은 환자이송 면에서 기본적으로 '구급상황관리센터가 통보하면 병원이 의무수용한다는 구조'를 전제로 하지만,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고 이송 단계를 적용한다. 


우선 초응급중증환자는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병원을 선정하고 통보해 즉시 이송하고 병원은 환자를 수용해야 한다.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최대 2개 응급의료센터에 문의하고 2곳 모두 수용이 불가능하면 6개 응급의료센터에 동시에 환자 증상을 전송한다. 


이 때 6개 센터도 모두 응답하지 않는다면 센터가 직권으로 치료이력, 이송거리, 병상 등을 기준으로 이송병원을 선정 및 통보하고 병원은 환자를 받아야 한다. 


경증환자는 전화 문의 없이 119구급대 종합상황판 확인 후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이 같은 체계 가동을 위해 대구시는 대구의료원을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했다. 오는 2026년까지 적용되며 대구 내 응급의료센터는 총 7개소가 된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실 미수용 환자 관리대장'을 작성하고, 매월 1회 응급의료실무TF 회의를 개최해 부적절한 사례가 없었는지 검토한다. 병원장들이 응급의료협의체를 꾸려 분기별로 회의도 열기로 했다.  


향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양방향 전원도 활발하게 만든다. 이 같은 내용의 지역 응급의료협력네트워크 운영계획을 짜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6개 응급의료센터·13개 응급의료기관 지침 준수 합의 


해당 대책은 대구 소재 6개 응급의료센터와 13개 응급의료기관이 지침을 준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달부터 이미 적용이 시작됐다.  


병원들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선정·통보가 이뤄지면 환자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병원들은 앞서 대구소방안전본부를 포함한 대구시와 합의해 도출한 내용인 만큼 지침을 준수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응급의료센터 A병원 관계자는 "이번 대책 수립을 위해 6개 병원 담당자들이 자주 모여 수차례 회의를 했다"며 "이미 병원과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합의해 만든 계획인 만큼 지침을 수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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