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대란 수습을 위해 5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됐지만 사태 수습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는 “국민이 의사의 봉이냐”며 병원의 자체 노력 없는 건강보험 재정의 일방 지원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9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의료대란 수습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며 “병원에 대한 무조건적인 재정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공의 이탈에 이어 의대교수들마저 사직서를 내며 단체행동에 가담하고 있는데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병원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의료공백 사태 수습’이라는 명목으로 이들 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의 당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지난달 1285억원의 예비비 편성에 이어 건보 재정 1882억원을 두 달째 투입했다. 총 규모는 5049억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지난 2월 시작된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재정 지원이 이뤄졌지만 사태 수습은 요원해 추가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 혼란을 초래한 것은 의사들인데 그 불편과 재정 부담까지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가중되는 경영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병원들의 행보 역시 힐난했다.
경실련은 “서울아산병원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는 떠난 의료진을 복귀시킬 자구책 없이 적자에 행정 일손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공의 복귀 요구 등 사태 해결에는 수수방관하면서 건보재정 지원에 기대고 희망퇴직 등으로 땜질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덧붙였다.
비상시국이 장기화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사태 해결을 위해 교수가 전공의 복귀를 독려하고 진료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그동안 정부는 의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달래기용 재정 지원 등으로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며 “이러한 임기응변식 대응이 의료체계를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한시적 수가 인상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지만 진료파행 이어가고 있는 병원에 보상을 강화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