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본부나 평가원에서 만든 고시나 가이드라인을 실제 시행하고, 민원인과 접촉하는 첫 관문이 지방청이다. 관할 지역이나 업무 범위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운영돼 개선이 필요하다."
"지방은 인력 부족 문제 심각, 전문인력 확보 위한 제도 마련 필요"
강석연 서울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13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브리핑에서 이 같은 애로사항을 밝혔다.
중앙대 약대 출신인 강 청장은 연구직으로 시작해 혈액제제과장, 생물제제과장, 마약정책과장, 바이오의약품과장, 바이오생약국장, 의약품안전국장 등을 두루 거쳐 서울식약청장으로 임명됐다.
강석연 청장은 "공무원 경력 35년째인데, 지방청은 처음 왔다"면서 "본부나 평가원이 헤드 역할을 한다면 지방청은 손발 역할을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본부에서 정책, 고시,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면서 새 제도나 정책이 실행될 때 현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귀로만 들었다. 그런데 직접 보고 경험하니 지방청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청 직원들이 민원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식약처 평가나 입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본부와 지방청 간 원활한 소통이 효율적인 규제정책 시행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의약품·의료기기업체 40%이상 지방 관할…민원 업무 '가중'
현재 서울식약청은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의약품 업체 4만2000개 중 1만8000개(약 42%), 의료기기 업체 9100개 중 4100개(45%)를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식품과 축산물 업체 126만개 중 36만개(30%), 수입업체 8만5000개 중 3만4000개(40%)를 담당한다. 관할 구역이 넓고 관리 업체가 많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강 청장은 "관할 구역은 물론 역내 관리 업체들이 매우 많다보니 민원 건수가 상당하다"면서 "이것들을 정규직 150명, 공무직 50명 등 총 200명이 모두 커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너무 바쁘고, 항상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강원 원주에 사무소를 만들까 시도도 했지만, 업무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적은 인원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식약처 내 인력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충북에 위치하다보니 우수한 인력의 지원이 적고, 본부에서 뽑아 배분하는 방식으로 인력이 배치되다보니 이직하는 사례도 많다.
강석연 청장은 "인력 부족 문제는 서울식약청만의 이슈가 아니다"면서 "식약처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인데,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충북 오송에 위치한 탓에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요즘 젊은 인재들에게 공무원 선호도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사회적 맥락도 있다"면서 "결원을 감안해 인력을 뽑아도 만성적으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의약품, 의료기기 등이 등장하면서 전문성을 요하는 행정업무는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비해 인력 수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현실적인 대안과 대응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